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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를 걷고 '마당'을 열자
2012년 05월 14일 (월) 김선경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

어린이날 치악예술관에서 개막행사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은 무얼하나 우연히 보게 되었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거나 긴장한 얼굴로 식을 기다릴 뿐이었다. 재잘대며 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이 제법 긴 시간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짧은 인사조차 나누는게 어색한 사회가 된 건 아닌지 괜한 염려가 됐다.

점심시간에는 1시에 다시 오라하는 몇몇 체험부스들을 지나쳐오면서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한지문화제, 강원감영제 등 마을이나 단체의 작은 행사에까지도 체험활동이 왜 꼭 체험부스로만 운영할까 의문이 생겼다. 여러 단체가 특성을 살린 뜻깊은 활동을 하려고하니 불가피한 선택이겠지만 큰 테두리에서 보자면 어린이날 아이들에게 건강한 즐거움을 주고 꿈과 사랑을 품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일텐데 이것 조차도 어찌보면 단절의 문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대학부설 어린이집은 아이들의 살아있는 관계 회복을 위해 거금을 들여 조성한 놀이영역을 과감히 없앴다고 했다. 따로 놀게하는 경계선 역할을 하는 교구장들을 지하창고로 치운 것이다. 한참 동안 당황해 어찌할바를 모르던 아이들은 시간이 가면서 서로에게 다가가고 함께 무언가를 의논하여 놀이공간을 만들고 지혜를 모아 여러 상황을 해결해가는 놀라운 변화를 일으켰다.

시장님 등 어르신들은 어린이날을 맞아 행사장에 모인 아이들에게 "원주의 대들보가 되고 나라의 기둥이 되라고"는 말씀을 주셨다. 그런데 한 채의 집이 잘 지어지고 그 역할을 잘 하려면 혼자 우뚝 서기보다는 잘 이어지고 받쳐주고 어우려져야겠지요. 아이들이 경험하는 작은 일 하나하나가 단절이 아닌 '함께함'이었으면 좋겠다.

지난 겨울 매지농악전수관에서 농악을 배운 적이 있다. 전문가가 아닌, 우리문화가 좋아서 익히러 온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에 2시간씩 악기를 들고 상쇠를 따라 농악장단에 몸을 맡겼다. 오늘도 국악체험부스에서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서툴게 치는 장단소리가 행사장에 오래도록 울렸다. 그것이 작은 공간에서 그저 두드리는 소리였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곳곳에 여럿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마당이 있었더라면 컴퓨터 게임에, 개별학습에 진정한 놀이를 잃어가는 아이들에게 더 큰 기쁨과 배움이 전해지지 않았을까 한다. 부스를 걷고 '체험마당'을 열면 어떨까? 아이들이 서로에게 다가가는 서툰 몸짓이 활기찬 웃음으로 변해 있을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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