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동조합이 출범한지 10년이 지났습니다. 직장협의회까지 하면 12년입니다. 공무원노동조합은 '우리는 공직사회의 관료주의와 부정부패를 청산하여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민주적이고 깨끗한 공직사회를 건설한다'라는 제1강령으로 삼고 출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주시가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최하위인 5등급을 받은 사실과 작년 말부터 연이어 터져나오는 원주시 공무원 비리 사건들은 공무원노조 지부장으로써도 안타깝고, 시민들 앞에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고 했습니다. 공자의 제자인 자공이 공자에게 정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는 족병(足兵), 족식(足食), 민신(民信)이라 했습니다. 안보와 경제, 국민과의 신의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답한 것입니다.

이에 자공이 그 중에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이냐고 하자 족병(足兵)이라 했고, 또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이냐고 묻자 족식(足食)이라 답을 합니다. 그러면서 민신(民信)은 버릴 수 없는 것이라고 하면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신뢰가 없으면 나라의 근본이 설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공무원의 부정부패, 비리사건들은 바로 나라의 근본이라고 하는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이며, 공무원노동조합이 추구하는 공직사회와도 멀어지게 만드는 행위입니다. 일련의 공무원 비리 사건이 터져 나온 원주시가 청렴도 제고라는 허울에 목매어 비리 문제를 쉬쉬 하거나 축소, 은폐하려는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밝히고 엄단함으로써 자정 의지가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는 지난 4월 3일 뇌물·향응 제공업자에 대한 원주시 입찰·하도급을 제한하는 조례를 제정하여 줄 것을 시의회에 청원하였습니다. 시의회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관과 일부 토호세력의 밀월관계가 공생관계로까지 이어져 부패의 고리가 고착화되는 것을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는 물이 고여 썩는 일이 없도록 원주시의 순환보직에 중점을 두고 올해 감시활동을 펼칠 것입니다.

그리고 제도적 보완을 위한 노력, 내부고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원주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공직사회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원주시 공직사회의 한 축을 이루는 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도 감시를 게을리 한 점에 대하여 원주시민께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