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창묵 시장은 취임 직후인 2010년 8월 원주쌀 토토미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했다. 전체 공무원이 동원돼 식당 5천곳을 전수조사 했다. 타지역 쌀을 사용하는 식당은 토토미를 쓸 것을 권유했다. 그 결과 보름 만에 500곳 넘는 식당이 토토미를 쓰기로 했다. 단기간에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원 시장이 토토미에 큰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기열 전 시장은 8년 임기 내내 천사운동에 매진했다. 천사운동을 하루속히 안정괘도에 안착시키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탈이 났다. 공무원들이 시장의 눈에 들기 위해 무리하게 추진했던 것이다. 실적을 만들어내기 위해 기업체에 강권했고, 자생단체 회원들도 동원했다. 지역 내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결과적으론 큰 성과를 거뒀지만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원 시장은 이러한 문제를 바로잡고자 실적제도를 폐지했다. 천사운동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전환하려는 목적도 취지를 올바로 살리기 위해서다. 올바른 판단이다. 그러나 원 시장 취임이후 천사운동 후원금은 대폭 줄었다.

월 모금액이 1억원 내외이던 것이 최근엔 5천500만원까지 떨어졌다. 강권에 못이겨 참여했던 기업체가 빠져나간 것은 이해가 간다. 문제는 개인 후원자가 계속 감소했다는 점이다. 최근 에는 모금액보다 지원액이 많은 상황이다. 지난 2월 실적을 보면 모금액은 5천500만원인데 차상위계층에 지원한 후원금은 7천100여만원이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후원금 통장이 바닥날 수도 있다는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천사운동에 참여한 원주시 공무원 수가 전임시장 때와 비교해 대폭 감소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천사운동 실무를 담당하는 원주시사회복지협의회에 따르면 개인 후원자 감소에 공무원들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물론 공무원이라고 해서 천사운동에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천사운동이 민간운동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원주시와 무관할 수는 없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을 돕는 일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공무원이 앞장서 참여하면서 시민들에게 참여를 적극 권유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다.

또한 민간운동으로 전환한다는 것은 범시민 운동으로 전개하기 위함이다. 월 1,004원을 기부하는 것은 초등학생은 물론 저소득층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원주시민 모두가 참여하는게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주시와 천사운동본부가 연중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캠페인을 전개해야 한다.

천사운동은 원주의 소중한 자산이다. 토토미 팔아주기 운동을 할 당시 원 시장은 "원주에서 토토미를 먹지 않으면 창피할 정도로 토토미를 먹는 게 당연한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했었다. 천사운동도 원주시민이라면 당연히 참여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