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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국물과 커피한잔
2012년 04월 09일 (월) 홍근자(단계동) wonjutoday@hanmail.net
   

저는 62세의 단계동민이며, 지체장애 3급으로 현재 동주민센터에서 희망근로를 즐기며 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두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시청에서 희망근로자를 모집한다기에 서류를 동주민센터에 제출했더니 뜻밖에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9시에 출근해 오후4시면 퇴근하는 멋진 일입니다.

비록 집게와 쓰레기 봉투를 들고 모자도 꾹 눌러 썼지만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부는 바람 때문입니다. 점심시간에는 어묵 3천원, 붕어빵 3천원이 5명의 식대이지만 누구랄 것 없이 서로 낼려고 하며 북원초등학교 뒷담 붕어빵집 새댁은 싫은 내색 않고 따뜻한 어묵 국물을 쉴새 없이 퍼다주며 추운데 몸 녹이라고, 고생이 많다고 격려해 주시죠. 세상에 어묵 국물이 이렇게 맛나는 것인 줄을 전 요즘 알았습니다.

점심을 맛나게 때우고 오후에는 하나로클럽 뒷쪽 쓰레기장을 치울 때였습니다. 산더미 같은 쓰레기는 저희 3명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였지만 만나 칼국수 사장님께서 손수 따뜻한 커피를 타다 주시며 몸 좀 녹이라며 주시는 게 아닙니까.

물론 지나면서 힐끔힐끔 쳐다보며 손가락에 담배불을 탁! 튕기는 분들도 계셨고, 더러는 자기집 앞에 쓰레기 봉투를 모아 놓지 말라고 소리치는 어른도 계시지만 이렇게 직접 커피까지 주시면서 수고한다고 하시던 사장님, 감사하다는 인사도 못드렸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사장님. 정말 따뜻했습니다. 한 잔의 어묵 국물과 진한 커피향은 저희들이 신나게 청소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제는 동장님과 동직원 여러분, 새마을지도자와 부녀회장님들과 꽃을 심었습니다. 가랑비를 맞으며 예쁘게 피어날 꽃들을 보며 기분 좋게 거리를 오가는 행인들을 생각해봤습니다. 어서 커서 예쁘게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희망 근로자 5명은 항상 신나고 즐겁게 살기 좋은 원주, 인심 좋은 단계동, 쓰레기 없는 단계동을 만들어갈 겁니다. 단계동 희망근로인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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