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도 쯤으로 기억된다. 당시 원주시장으로 부임해온 '김재영 시장'은 지금의 원일로를 수차례 왕래해본 뒤 그 당시 2차선으로 운영되던 차선을 인도를 줄여 4차선으로 넓히는 전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하였고 인근 상가와 중앙·자유시장 상인들도 큰 우려를 나타냈다.

시청 공무원들 마저 부정적인 반응을 감추지 않았고 지역 유지나 원로들도 반대 입장을 표출하였다. 아무도 생각하지도, 손대지도 못한 도심 차선을 변경한다는 자체가 큰 모험이고 정치적인 저항을 초래할 수 있는 문제였으며 기존의 것을 바꾸는 변화가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4차선으로 변경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결정이 옳았고 잘됐다는 평가가 많은 시민들로부터 이어졌다.

2011년 원주시는 또 다른 결정을 내렸다. 도심 일방통행 실시! 물론 형식적이고 절차적인 용역이나 주민 의견 수렴도 있었다. 그러나 시행한지 1년이 지나지 않은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봐야 할 일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본래 일방통행은 양방통행이 불가능하거나 도로 구조상 한쪽방향 통행이 불가능할 때 사용되는 통행방식으로 유럽 같은 중세도시에 유구한 역사적 건물들을 훼손할 수 없어 도로를 확장하지 못하거나 도로 구조상 양방통행이 불편한 도로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식으로 사실은 통행을 위한 마지막 방법인 셈이다.

그러나 원주의 일방통행은 단지 교통의 흐름을 좀 더 빠르게 하기 위해 정체를 좀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도입한 것이다. 물론 지금 진행하고 있는 도심 지중화사업, 하수관거 BTL사업, 교통선진화 사업들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지만 어쨌든 일방통행은 양방통행보다는 한쪽 소통이 불편하고 차량 진행 반대쪽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그로인한 인근 이면도로는 오히려 교통량이 대폭 증가하여 좁은 도로가 더 몸살을 앓고 있다.

또 인근 상가나 주거 주민들이 소음과 매연 그리고 복잡함에 큰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고, 대중교통의 소통에도 많은 문제점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기독병원 앞 이면도로는 일방통행을 우회하려는 차량들로 하루종일 복잡할 뿐만아니라 통행시간이 오래 걸려 교통장애를 일으키기 일쑤다.

특히 원일로 인근 도심 상가나 중앙·자유시장 매출이 양방통행 때 보다 현저히 줄었다는 사실이 일방통행의 폐해를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국내 경제사정도 좋지않고 최근 무분별하게 들어오고 있는 대형마트의 영향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도심상가들은 일방통행을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대중교통의 버스, 택시 기사분들도 그것에 동의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한쪽 방향 사람들의 왕래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AK백화점마저 영업에 들어가 그 여파는 더 심각해져 도심 공동화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원주시가 도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방통행과 지중화사업을 한다고 명분을 내걸었지만 도심 경제를 살리는 길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심으로 편하게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고 보다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주차공간 확보와 시장 현대화에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전통시장을 살리고 도심 공동화를 막기위해 현재 진행중인 지중화 사업은 도움이 되겠지만 일방통행은 그야말로 시대 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지적이 날로 팽배해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