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식당(사장: 조정순)은 지난 1990년 창업해 지금까지 처음 장맛을 유지하고 있다. 전통방식으로 장을 담그기 때문에 된장찌개 맛이 일품이다.

요즘처럼 봄볕이 따스한 날이면 장독대를 향한 조 사장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하다. 아침저녁으로 장독대 뚜껑을 여닫음으로써 장맛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소나기가 내리는 날엔 1년 여간 숙성시킨 장맛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자나 깨나 장맛 걱정이다. 자식보다 장독대를 더 사랑한다는 조 사장의 열정은 손님을 단골로 만들어 버린다.

장을 만들기 위한 콩 선별도 독특하다. 횡성 시장에서 국내산 콩만 구매하고, 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음 장날까지 기다린다. 된장찌개와 함께 나오는 반찬도 까다롭기는 마찬가지다. 주말에는 항상 둔내에 있는 태기산을 찾아 당귀나물, 참나물, 곰취를 채취한다.

아침 이슬을 머금은 나물들이 봄볕에 잎을 펼치면 그때 채취한다. 이슬에 젖어 촉촉해야 식당으로 가져와도 싱싱하게 손님에게 내놓을 수 있기 때문. 냉이 또한 청청수가 흐르는 곳에서만 채취한다. 23년간 최고의 장맛을 내기 위해 박사가 됐다는 조 사장은 생김새도 장과 닮았다.

상지대학교 교수들이 점심시간만 되면 몰려들기 때문에 테이블 중 하나는 교수들의 고정 예약석이다. 된장찌개에는 특별한 버섯 재료가 들어가는데 조 사장의 부탁 때문에 밝히지는 못한다. 동태찌개는 무, 양파, 풋고추 그리고 고춧가루로 맛을 내 개운하고 시원하다. 기름을 일일이 걷어내 국물까지 담백하다는 손님들의 칭찬을 듣는 닭볶음탕은 저녁 술안주로 최고다. 조 사장의 넉넉한 인심까지 더해져 4~5명이 먹어도 넉넉하다.

된장찌개 6천원, 닭볶음탕 3만원, 보신탕 8천원, 수육과 전골은 1만4천원, 오리백숙 3만8천원, 두부전골과 동태찌개는 7천원이다. 조 사장은 늘 장맛을 걱정한다. 조 사장의 뇌 구조는 고객서비스, 무공해, 손님, 얼큰함, 단골, 음식연구, 장맛으로 꽉 차 있다. 부족한 것은 음식값. 노력과 비교하면 값이 매우 저렴해 걱정이 많다고 한다.

좌석은 40여개가 있으며, 주차는 인근 무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오전9시부터 밤10시까지 영업한다. 일요일은 봄나물을 뜯으러 가야해서 휴무. 위치는 우산동 원주상공회의소 옆. ▷문의: 745~8993(옛집식당)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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