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2010년 3월 26일 21시 22분, 임무를 수행 중이던 대한민국 해군 1200t급 초계함인 천안함이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침몰했다.

처음 TV를 통해 나오는 뉴스를 보고도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겠지, 하는 마음이 더 앞섰다. 침몰한 천안함 내에 아직도 구출되지 못한 선원들이 남아있다는 소식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이것이 현실이구나.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저 캄캄한 바다 속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안타까운 진실이었다. 결국, 총 104명의 승조원 중 46명이 가족의 품에 살아서 안기지 못했다.

그리고 천안함 피격 사건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북한은 연평도를 향해 민간인까지 겨냥한 무차별 포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우리 해병대원 2명이 전사하고, 민간인 2명이 사망하는 등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한 수많은 연평도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피난을 떠나야만 했다.

천안한 피격 사건에 대해서도, 연이은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도 북한은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한 듯이 자기주장만을 내 뱉었을 뿐이다. 대한민국의 대응은 단호하지 못했다. 확실한 사실 규명과 엄중한 경고를 한 뒤, 끈질기게 북한의 사과를 받아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한 채 넘어가 버렸다.

6.25전쟁 이래 지난 60여년간 대한민국은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국력을 키워나갔고 현재는 압도적 대북 억제력을 갖추게 되었다. 우리 국민들도 이런 안보자신감을 바탕으로 북한의 재도발 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중요한 결정을 할 때에 신중해야함은 물론이다. 기다리고, 고민하고, 되묻고, 살피고 난 뒤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되면 그때에 결정해야만 한다. 하지만 우리는 북한을 두고 그렇게 60여년을 기다려왔다. 그 긴 시간동안을 살피고, 참아주었다면 이제는 결정을 해야 할 시간이다. 더 이상의 지체는 오히려 문제를 회피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북한의 무력도발이 다시 가해진다면, 이제 우리 국민들은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몇 배의 응징으로 되돌려 줄 것이라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가 북한을 두고 60여년간 기다리고, 참아주고, 고민한 결과이며, 북한의 무력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대한민국의 국력인 것이다.

또한 아쉬운 것은, 올해 천안함 46용사와 고(故) 한주호 준위에 대한 추모분위기가 작년에 비해 많이 사라진 것이다.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많은 학생들의 자발적 안보 교육 참가하기도 하고, 해병대 지원자수가 폭증하는 등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고조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작년 천안함 용사 1주기에는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추모위원회를 구성해 추모문화제를 여는 등 전국 곳곳에서 추모분위기가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는 천안함 46용사에 대한 눈물과 분노가 사그라진 것만 같다.

천안함 46용사의 2주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주요거리에서 천안함에 대한 관심과 추모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57%정도가 천안함 피격이 2년 전에 일어났다는 것조차 잘 모르고 있다고 하니 정말로 아쉬울 따름이다. 다시한번 2년 전의 그 날을 되새겨보고 그날의 분노와 비통함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는 26일은 천안함 피격사건이 발생한지 2년이 되는 날이다.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다 장렬히 산화한 ‘천안함 46용사’와 ‘고(故) 한주호 준위’의 고귀한 뜻을 가슴에 새기고 온 국민이 새로운 결의와 각오를 다져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