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와집 방 한 켠에는 내 못 다한 청춘의 시간이 들어 있을 것 같네. 가을이면 붉게 물들 대추나무 한 그루, 추억의 쳇바퀴를 그리면, 마당에서 뛰어 놀던 흰둥이 깜둥이 꼬리 살랑이며 달려오겠네. 그 기와집 방 한 켠에 친구들 삼삼오오 둘러 앉아 웃음 나누며 2만8천 원짜리 닭도리탕 하나 시켜 놓고 밤새워 치악산 막걸리를 들이키고 싶네. 술 취해 그 자리에 누워 지나간 사랑에 대해 아파하고 詩 한줄 벽에 새겨 놓겠네.

■ 기와집 즐길 거리 하나! -기와집 정문에서 꼬리치는 차우차우 손님을 위해 대문을 없앴다는 주인아저씨를 따라 정문을 들어서면 덩치가 큰 차우차우(Chow Chow)를 만날 수 있다.

차우차우는 곰을 닮은 오랜 역사를 가진 중국 순수혈통의 개로 사자 같은 장식털이 돋보인다. 낯선 사람에 대해 경계심이 강해 기와집을 단골집으로 만들어 놓지 않으면 차우차우에게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 차우차우는 2마리인데 흰둥이는 암놈(1살), 깜둥이는 숫놈(6)이다. 둘은 서로 친하지 않다.

■ 기와집 즐길 거리 둘!-기와집의 역사를 찾아서 10년간 한 장소에 머물며 식당을 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 하지만 주인아저씨는 음식에도 혼이 있어야 한다는 남다른 요리 철학으로 묵묵히 손님의 입맛에 맞는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주변에는 프랜차이즈 식당들이 즐비해 경쟁의식을 느낄 만도 하건만 묵묵히 기와집을 지키고 있는 이유는 바로 기와집을 주인아저씨가 직접 설계하고 건축했기 때문. 고목(古木)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직접 망치와 못을 들었다고 한다. 기와집은 단순한 음식점이 아닌 주인아저씨의 혼이 서린 예술 공간이기도 하다.

■ 기와집 즐길 거리 셋!-젊은 남녀가 사랑을 속삭일 수 있는 곳 연인과 함께 음식점을 들어가면 너무 혼잡해 둘 만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나 기와집에 오면 더욱더 진한 사랑을 나눌 수 있다.

기와집의 방은 6개로 구성되어 있고 엉덩이 따뜻한 온돌로 되어 있어 사랑하는 여인의 코트 벗은 몸매를 볼 수도 있다. 단체객들을 위해 방과 방 사이는 미닫이로 되어 있어 30여명이 둘러앉아도 충분하다. 특히 1만 원짜리 해물파전은 주인아저씨가 남다르게 준비한 특별 메뉴! 파전이 둥글고 길다는 편견은 순간 사라질 것이다. 사랑하는 자, 모두 이곳에 모여 추억을 남겨보자.

■ 기와집 즐길 거리 넷!-요리마다 이야기가 들어 있다? 메뉴판을 펼치면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요리마다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 주인아저씨가 추천하는 메뉴는 바로 태조 닭도리(볶음)탕이다.

고려 말 이성계 장군이 개성지방 민가에서 닭볶음탕을 대접 받았는데 너무 맛있게 먹어 조선 개국 후 왕에 등극한 이후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해 궁으로 불러들여 가끔씩 먹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손(실향민)을 강원도 고성에서 만난 기와집 주인이 요리법을 전수받아 600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태조 닭도리탕이라 이름 짓고 세상에 첫 선을 보이게 된 것.

■ 기와집 즐길 거리 다섯!-가족들에게 친환경 재료를 얻어요. 치솟는 물가와 외식 문화의 정체로 기와집 또한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단골손님들은 꼭 기와집을 찾는다고 한다.

기와집에서 사용하는 음식재료의 특징은 바로 가족들이 재료를 공급해주고 있다는 것. 재료에 쓰이는 설탕대신 친한 후배가 강원도 양구에서 양봉을 해서 꿀을 공급해주기 때문에 비싼 꿀로 음식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고추장 대신 고춧가루를 사용하는데 처형이 대구에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와집 음식 재료는 친환경 재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

▶문의: 761-1119

박성준 기자
synergyte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