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선진국들은 주 4일제 수업을 하면서도 자녀 교육에 별 다른 고민을 하지 않는다. 왜? 알아서들 잘하고, 모두가 즐거워하고, 끝내는 잘 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우리만 걱정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좀 더 지켜보자. 좀 더 함께 생각해 보자는 마음으로 이 글을 시작한다.

주 5일제 수업으로 수업 일수가 204일에서 190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연간 총 수업시수(1천122시간)는 변함이 없으며, 창의적 재량활동도 102시간으로 변함이 없으니 학교 당국만 더 바쁘게 됐다.

그뿐인가? 교직원 특별휴가는 본인 결혼은 7일에서 5일로, 본인 및 배우자 부모 장례 특별휴가는 7일에서 5일로 줄었다. 또 본인 및 배우자 회갑은 5일에서 0일, 형제자매와 그 배우자 장례 특별휴가는 3일에서 0일, 배우자 출산휴가도 7일에서 5일로 줄어드는 등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주 5일 수업제 시행과 관련, 2012년 대한민국 학교교육의 최대 화두인 학생교육 사안부터 생각해 보자. 학부모부터 책임지는 내 자녀의 기본 생활교육인 '밥상머리 교육(3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을 가장 먼저 짚고 가야겠다. "기 죽지 마라! 부모가 책임진다", "맞고는 오지마라, 차라리 때리고 와라", "내 자식아! 제발 남들 보다 더 빨리, 더 높이 올라가야 한다.

그게 부모의 희망이요 꿈이다", "위험한 상황을 봐도 너한테 손해가 없다면 못 본 체 하거라" 등 자녀 위주의 교육관으로 학생들에게 결코 보기 좋지 않은 밥상머리교육을 펼치는 학부모들이 종종 있다. 현실의 학부모 자녀교육을 심각하게 되짚고 가자. 무조건 학교 탓, 선생 탓으로 돌리지 말고 내 자녀 인성교육부터 책임지는 주 5일 수업제 운영을 기대한다.

사교육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2011년 사교육비 지출액이 20조1천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엄청난 규모 아닌가. 사교육은 누가 시작했는가. 학교가 아니다. 선생님도 아니다. 학부모가 자신의 대리욕망, 자신이 이루지 못한 허망한 꿈을 자녀들을 통해 이루려고 시작한 것이 사교육(학원수강)이었다.

나부터 의식개혁(자기 주도적 학습의 정착)이 필요하다. 요즘 눈높이 교육방송과 인터넷 정보검색만 잘하면 사교육(학원수강)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아니? 전액 삭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주 5일제만 잘 활용하면 사교육비로 허덕대는 학부모의 불안 심리도 해결할 수 있는 제도가 주 5일 수업제 운영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주 5일 수업제를 활용한 '끼·잠재력·특기적성' 발굴을 통한 내 자녀의 '꿈' 키우기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주 5일 수업제를 어떻게 준비하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자녀(학생)들의 미래가 성공하느냐, 혹은 실패하느냐'가 결정 된다.

이제는 '법대 진학, 의대 진학, 서울대 진학'만 고집하는 시대는 지났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부모와 학교, 더 나가서는 지역사회와 국가가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게 주 5일 수업제 운영의 최종 목표라고 생각한다.

30년 전, 아니 50년 전에 화전 밭 일구던 부모의 '꿈'과 '바람'을 자녀들을 통해 이루려는 바보 짓하는 부모는 되지 말자. 타자기로 자판을 두드리던 시절의 내 꿈을 제자(학생)들을 통해 대리 만족하려는 선생님은 되지 말자. 이게 주 5일 수업제 운영이 추구하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내 자녀, 내 제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하자. 스스로 찾아서, 그리고 알아서 하게 하자. 즐거운 마음으로 하게 하자. 그래서 스스로 만족하는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도록 하자. 그것이 부모 그리고 선생님이 도와 줄 일이다. 우리(학부모와 선생님)는 조언자로서의 역할만 충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