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 유력주자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중앙정치무대에서 활약할 대표주자 선거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지 막연하다. 그들이 제시하는 공약이 전혀 느낌으로 와 닿지 않는다. 그저 인사 잘하고 이름 잘 알리는 모습이 감동적일뿐이다. 그렇지만 어떤 후보자는 시민접근전략을 바꾸어 마을단위별로 필요한 사업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후보자도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지방자치단체의 시장이나 지방의원이 해야할 일과 중복되고 향후 당선이 되어도 헛공약이 될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문제는 중앙정치와 지방의 괴리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계와 시민단체에서 지속적으로 지방자치발전을 위한 대안으로 정당공천제 폐지를 계속 주장해왔다. 그렇지만 아직도 지방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와 지방의원 내천제를 중앙정치권은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방선거가 치루어질 때마다 지방선거의 이슈의 부재, 중앙정치권에 예속 등이 계속되어 왔다. 국회, 정치에 대한 불신도 중앙과 지방 그리고 국민간의 소통부재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추정된다.

이와 같이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국민정서를 대변하지 못하는 정치가 계속되면서 정치에 대한 불신은 더 심각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격랑 속에 중산층의 붕괴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고 세계화의 덫에서 말하는 "20대80 사회" "90%가 하류로 전락한다"는 예언이 적중할 것 같은 불길한 징조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정치는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웃음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많이 가진 사람,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위한 정치를 하는지도 모르고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린 그런 사실도 모른 채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아닐까?

이제 우린 변해야한다. 정치의 모세혈관이 건강하게 되살아날 수 있게 하는 동네자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마이클 센델(정의란 무엇인가 저자)은 세계화의 시대 건강한 민주정치에 필수적인 동네자치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인류애는 고상한 감성이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더 작은 연대속에 살아간다. 이는 우리가 인류를 일반적으로가 아니라 특수한 표현을 통하여 사랑하도록 배운다는 것을 뜻한다. (건강한 민주정치를 위한 유력한 토대는) 우리가 거주하는 특정 지역사회 내에서 자양분을 얻어 새롭게 부활하는 시민생활이다. 세계화시대에 동네정치는 더 중요해졌다. 오늘날의 자치는 이웃으로부터 국가로, 나아가 세계에 이르는 다층 다중심적 설정 속에서 역할을 다하는 정치를 요구한다."

50, 60년대 해외에서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대해 쓰레기통 속에서 꽃이 피는 것을 기대하는 것보다도 어렵다고 했지만, 이젠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렇지만 중앙정치의 성공적 정착에 대한 평가는 가능할지라도 지방자치는 아직도 성공적으로 정착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를 가로막고 있는 지방분권이 헌법적으로 보장되고 동네자치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스위스에서는 동네에 실업자가 생기면 동네주민들이 나서서 일자리를 주선해준다고 한다. 동화같은 이야기지만 동네자치가 제대로 정착되면 가가호호 골치아픈 문제를 동네에서 나서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게 됨으로 마을 공동체가 살아날 수 있다. 주민들의 공동관심사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주민들의 참여를 바라는 것은 모순이다.

원주는 우리나라 신협운동, 협동조합운동, 생협운동의 시작이 이루어진 곳이고 현재 의료생협은 사회적 기업의 모범사례로 벤치마킹 대상이다. 건강한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역량을 원주는 갖추고 있다. 지방자치를 개혁하는 동네자치 모델의 시작점을 원주에서 만들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