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여산골프장 폐지라는 큰 방침을 세웠고 법률검토를 거쳐서 폐지절차를 이행하겠다. 사과한다." 2012년 1월 10일 면담석상에서 원주시 부시장께서 공개적으로 밝힌 일이었다.

며칠 전 사업자는 그들의 입장을 정리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환경영향평가와 산림조사 등을 반대위의 주장과 요구대로 성실하게 임하는 등 적법하게 사업을 진행해왔는데 반대대책위가 위력과 떼법을 써서 원주시가 이에 굴복하여 도시관리계획 폐지절차를 이행하려고 한다.' 이것은 부당하고 불공정한 행정이기 때문에 원주시를 상대로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한다.

제안자와 입안자로서 동지적 관계로 여겨지던 사업자와 원주시가 어떻게 보면 서로 싸우는 듯한 모양새가 됐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 이것은 철저하게 계산된 고도의 작전처럼 보인다.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업자의 공세에 대해 원주시가 반대대책위의 입장에서처럼 적극적으로 철저하게 방어에 전력투구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것을 기대하기에는 원주시의 그간의 행정이 너무나 엉망이었고 일관성도 없었고 공정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신뢰할 수 없다. 우리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에 이해당사자로서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의견을 개진하려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대위는 지난 금요일에 산림조사를 사실과 다르고 부실하게 조사 작성한 사업자측 산림기술자와 이 문서를 원주시와 강원도 산림청에 제출하여 도시관리계획 결정(지구·지정 협의)을 받은 사업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또한 사업자측 산림기술자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였음을 근거로 원주시와 강원도에 그 자격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민원을 제출했다.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그러나 우리들의 목표는 잘못된 행정으로 진행된 절차를 원상회복하는 데에 있었기에 이를 위한 부득이한 조치였다.

원주시는 그간 엉망진창 산림행정을 일삼았던 산림부서에 대해 근 한 달동안 자체 감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우리에게 알려왔다. 우려했던 대로다. 상급기관의 회신 문서를 누락한 원인에 대한 규명은 일체 없다. 그러나 사과한다고 한다. 이유와 까닭 없이 사과한다는 것이다. 납득할 수 없다. 끝까지 문책을 요구할 것이다.

원주시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도시관리계획 폐지 절차를 이행하고 사업자와의 소송에도 적극적이고 철저하게 임해야 한다. 또한 원주시는 최소한의 기업윤리도 없이 부실하고 허위로 대형개발사업 인허가를 추진해 온 주체와 관련자들에게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하여 관련 인허가 사업에 이들이 단 한 발짝도 발을 들여놓을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

골프장 사업은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같이 더 이상 공익시설이 아니다. 또 사양산업이다. 시유지를 임대하거나 매각할 경우에는 철저하게 공익적 측면을 고려하고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혜의 소지와 의혹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주민들은 앞으로 '시유지를 활용한 공익사업의 공모'와 이 사업에 필요한 만큼의 시유지 매입을 위해 '시유지 한 평 사기' 활동을 전개할 것에 대해 원주시민들과 함께 적극 검토하고 노력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