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입점으로 원주시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우선은 지역 유통업체들이 매출감소로 존폐위기에 처해있고,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 감소로 삶의 질이 떨어지는 상황을 맞고 있다. 뿐만아니라 입점과정에서 있었던 상생협약 때문에 지역 상인들간 갈등이 유발돼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롯데마트 입점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이마트로 연간 매출이 15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마트 혼자서 독식하던 시장에 규모와 브랜드 파워가 비슷한 대형마트가 들어왔으니 당연한 결과다. 문제는 지역 유통업체 피해도 심각하다는데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원주농협이 운영하는 단계동 하나로마트이다. 하나로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매출이 30~40% 감소했고 존폐 문제까지 직면하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각 지역농협이 운영하는 하나로마트들도 매출이 감소했다고 한다. 지역농협은 대다수 조합원이 지역 주민들이고 지역농협이 돈을 많이 벌면 조합원에 돌아가는 몫이 커지고, 지역농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커진다. 때문에 롯데마트 입점은 수많은 지역농협 조합원들과 농민들에게 피해를 준 것이다.

그러나 롯데마트 입점으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곳은 단계동에소재한 슈퍼마켓이나 소규모 상점들일 것이다. 점주들에 따르면 대략 20~30% 매출이 감소했다고 하는데 이로 인한 피해는 이마트나 하나로마트보다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소규모 상점은 그것이 생계유지 수단이자 삶의 전부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롯데마트 입점이후 단계동 상인들이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7월이면 판부면에 홈플러스가 입점한다. 홈플러스 입점은 또 한번 지역 유통업체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될 것이다. 어쩌면 지역 중소 유통업체의 기반까지 흔들리게 할지도 모른다. 이렇듯 심각한 상황이지만 원주시는 속수무책이다. 현행법상 입점을 막을  방법이 없다보니 사실상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라 대형마트 의무휴무일을 지정하는 조례 제정에 착수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월 1, 2회 휴뮤일을 지정한다고 대형마트로 인한 지역상권의 피해가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대형마트가 지방도시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입법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한가지뿐이다. 지역자본을 기반으로 하는 중소 유통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다. 대형마트 입점으로 인한 피해는 수년전부터 예고되어 있었다. 하지만 원주시나 상인들,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간만 보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을 맞고 있다. 늦었지만 지역유통 경쟁력 강화를 원주시의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설정하고 지역역량을 결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