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활력 불어넣고 싶어요"

지난 2009년 서울에서 내려와 귀래면 귀래3리에 정착한 석종태(67) 씨는 마을주민들에게 '위원장님'으로 불린다.

농촌에 활력을 불어놓고 마을 주민들이 화합하는 자리에는 항상 그가 있기 때문이다. 석 위원장은 현재 귀래3리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다. 석 위원장은 "귀래3리로 이사하고 나서 처음 1년간은 조용하게 살았습니다. 뒷밭에 콩 심고 옥수수 기르면서 어머니와 둘이 지냈어요. 그런데 1년 정도 지나니 마을에 여러 문제가 있어도 단합이 잘 안돼 주민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 때부터 마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나서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수십 년간 인근 석산개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도 석산개발 업체로부터 변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안타까운 마음에 마을 대표 자격으로 업체와 협상에 나섰고 모종의 성과를 이끌어 냈던 것.

석 위원장의 고향은 귀래면이다. 초등학교 5학년까지 원주에서 생활하다 이후 충주에서 중·고교를 마친 후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현대건설 재직 당시에 경부고속도로 조성사업에 참여했고 이후 LG그룹의 전신인 금성사를 거쳐 한라그룹 기획조정실 이사를 역임했다. 석 위원장은 "당시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동생 고 정인영 회장과 친분이 깊었어요. 그래서 금성사에서 현대양행으로 옮기게 됐지요. 기획조정실에 있으면서 기업 의사결정이나 컨설팅, 그룹 계열사 감사 등의 업무를 담당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지금의 한라그룹은 현대건설에서 무역업무를 담당하던 현대양행이 분사돼 발전된 회사로 석 위원장은 지금의 한라그룹 탄생에 초석이 되는 역할을 한 것이다. 현대양행에서 퇴사 후 서울에서 건설업과 컨설팅업 등 자영업을 하다 모친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에 원주로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 귀농을 결심했지만 막상 원주에 와 보니 아는 사람이 없어 고생이 많았다. 더구나 막연히 기대했던 시골 인심도 몸소 접하고 보니 예전 같지 않아 농촌생활 정착에 어려움을 겪게됐다.

석 위원장은 "처음 원주에 왔을 때 아는 사람이 있어야지요. 저보다 나이 많은 몇몇 분이 아직도 시골에 남아 계셨지만 거의 어머니와 단 둘이 지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후 석산개발 문제를 해결하고 귀래3리 새농어촌건설운동 도전과 귀래면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추진위원장을 맡으면서 주민 단합과 마을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고령화가 심각하고, 점점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귀래면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은 게 석 위원장의 바람이다.

석 위원장은 "몇몇 주민들과 친구가 돼 귀래면 발효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나중에 발효공장을 차리는 게 목표인데 준비과정이라 보면 되겠네요. 근데 요즘 마을 일로 바쁘다보니 신경 쓸 틈이 없어요. 마을 발전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볼 생각입니다"라며 "앞으로도 마을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