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활동하면서 효부상 받을 만큼 가정에도 충실

남옥환(59) 씨는 지난 1954년 횡성군 청일면에서 태어났다. 5남매의 맏딸이었던 탓에 원주로 유학을 온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원주에 정착하게 됐다. 21살 때 동갑내기 남편인 김기영 씨와 맞선을 본 뒤 21일 만에 결혼식을 올렸다. 신혼집은 시부모가 살던 흥업면 매지1리였으며, 현재까지 살고 있다.

새마을부녀회와 인연을 맺은 건 막내딸 혜진(31) 씨가 젖먹이 시절이던 1981년부터다. 강산이 3번 변한 지금까지 새마을부녀회에 몸담고 있으니, 인연이 참 길다. 동네에서 일손이 부족하니 도와달라고 해서 선뜻 응한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당시엔 부녀회원들이 마을 윷놀이를 걸판지게 열고,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십시일반 거둔 돈을 부녀회의 활동자금으로 사용했다.

젊은 아낙이 마을 행사에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일처리도 똑부러지게 하는 것을 눈여겨 본 주민들은 남 씨를 매지1리 부녀회장으로 추대했고, 2003년에는 흥업면부녀회장을 맡게 된다. 25개 읍면동 부녀회장은 원주시새마을부녀회원으로 활동하게 되며, 그녀는 여기서도 눈에 띄는 일처리로 2006년 원주시새마을부녀회장에 당선됐다. 이후 1회 연임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작년말까지 6년간 원주시새마을부녀회장으로 활동했다.
　
자비로 미용사 불러 이·미용 봉사
작년까지 꼬박 30년간 부녀회 활동을 하면서 대통령 표창, 도지사 표창, 시장 표창, 강원도새마을회 회장 표창 등 많은 상을 받았다. 상을 받은 것 보다 더 중요한 건 활발한 사회활동을 통해 평범한 농촌 아낙의 삶에서 꾸준히 개인의 가치를 높였다는 점이다. 사회복지시설 봉사활동이나 이주결혼여성의 정착을 돕는 일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계기가 부녀회 활동 덕택이었다.

지난 2000년부터 흥업면 갈거리 사랑촌을 매월 방문해 봉사활동을 했는데, 항상 사비로 미용사를 불러 미용봉사를 했다. 그곳에서 생활하던 한 장애인이 자신을 위해 대추나무로 조각품을 만들었다가 전달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 씨가 기뻐할 모습을 떠올리며 불편한 몸으로 몇 날 며칠을 대추나무와 씨름 했을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신애원도 매월 방문했는데, 1년 쯤 지나 그곳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달려와 품에 안겼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 다문화가정의 이주결혼여성을 위해서는 한국전통음식 체험행사, 김장나눔행사, 바자회, 전통놀이마당 등의 행사를 열었다.

봉사에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가정에도 충실했다. 95세의 일기로 타계한 시어머니는 병환에 치매가 겹쳐 돌아가실 때 까지 7년간 병석에서 지냈는데, 극진하게 모셔 원주중앙라이온스와 원주시로부터 효부상을 받았다. 원주시청 공무원으로 현재 공로연수 중이며, 오는 6월 말 퇴직예정인 남편이 적극적인 후원자 역할을 했던 것도 가정에 한치 소홀함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작년 말로 원주시새마을부녀회장에서 물러났지만 영원한 부녀회원이라고 말하는 남 씨는 "죽는 날 까지 부녀회에 몸담고 싶다"는 말로 무한애정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