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찰을 사랑하는 모임

▲ 강원경찰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은 2009년부터 복지시설을 찾아가 짜짱면을 직접 만든뒤 파티를 열어주고 있다 .

지난달 29일 원주가톨릭사회복지회 천사들의 집에서 짜장면 파티가 열렸다. 천사들의 집 소속 장애아동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짜장면을 강원경찰을 사랑하는 모임(회장: 장병준 경사, 이하 강원경사모) 회원 20명이 직접 만들어 준 것. 회원들은 전날 퇴근하기가 무섭게 시장에 들러 재료를 구입한 뒤 다음날 아침 일찍 천사들의 집에 모여 300명 분량의 짜장면을 만들었다. 남들은 쉬는 토요일에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몸은 피곤했지만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흐믓했다.

강원경찰을 사랑하는 모임은 지난 2009년 탄생했다. 경찰 내부의 부패에 대한 자정노력과 불합리한 인사시스템을 고쳐보고자 원주경찰서 소속 경찰관 15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것이다. 사회 정의에 대한 불타오르는 공명심 때문이었을까, 이들은 모임 첫해부터 100개 이상의 혁신과제를 지휘부에 건의하는 등 경찰이 지녀야 할 올바른 덕목과 내부 혁신에 대해 끊임없이 숙고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내부에서 독려보다는 "잘 될 수 있을까?" 하며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한다. 또한 옳은 얘기여도 내부 구성원에게 지적만 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을 것 같아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장병준 회장은 "강원경사모를 만들고 나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어, 그런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활동의 추진력을 얻기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며 "매년 천사들의 집, 카리타스, 안나의 집 등에 30차례 정도 방문해 짜장면을 만들어 주거나 청소, 시설 수리 같은 일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천사들의 집에 갔을 때 회원들은 아이들 곁에 선뜻 다가가지 못했다. 이들 역시 장애아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츰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아이들의 순수성에 젖어들어 이제는 한 가족처럼 지낸다고 한다. 또한 천사들의 집을 비롯한 여러 복지시설을 방문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자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동료들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15명으로 시작한 모임이 지금은 170명으로 늘어났다. 덕분에 봉사활동을 할 때면 원주경찰서 락동아리 등이 동참해 음악회를 하는 등 봉사활동 영역이 확대됐다.

강원경사모 한 회원은 "처음에는 쉬는 날 봉사활동을 하기 때문에 피곤하고 장애아동이라 꺼려지는 게 있었는데 이제는 아이들과 유대감이 깊어져 회원들 스스로 더 열심히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처음에는 직원들만 참석했는데 이제는 가족들도 합세해 가족같이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경사모 회원들과 복지시설 아동들간 친밀감이 깊어지자 최근에는 복지시설에서 나와 시내에서 헤매는 아이를 강원경사모 회원이 알아보고 시설에 인도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장 회장은 "봉사활동 대상을 더욱 확대하고 경찰 본연의 임무에도 충실하는 모임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모임 결성 취지에 맞게 내외부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