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열린 치악산배 축제와 회촌땅속김장축제를 끝으로 올해 원주에서 열리는 굵직한 축제들이 대부분 마무리 됐다. 원주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축제는 마을이나 사회단체가 주최하는 것까지 합하면 수십개에 달한다. 이렇다보니 연간 축제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예산에 포함되지 않는 후원이나 협찬까지 합하면 거의 100억원에 달할 것이다.

이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는데 축제가 제대로 됐는지, 효과는 있었는지,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를 따져 보는 평가시스템은 사실상 전무하다. 대부분은 축제를 준비한 사람들이 형식적인 평가회를 개최하는 정도이고, 그나마도 하지 않는 축제도 많다. 때문에 축제 과정에 문제가 있어도 그 때뿐이지 심도있는 분석을 통해 개선책이 마련되기는 힘들다. 그러나 예산 효율성 제고는 물론 축제발전을 위해서도 축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게다가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이 바뀌는 경우도 많아 노하우가 축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원주에서 개최되는 많은 축제들을 지원, 조정, 평가하는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 상설화된 축제기구에서 매년 각각의 축제를 관리한다면 축제 운영자가 바뀌어도 문제될 게 없다. 시예산이 투입된 경우는 물론이고, 민간부분에서 자체 자금으로 개최하는 축제도 마찬가지다. 이 기구에 축제 전문가와 기획자 등을 배치해 각종 축제에 대해 조언하고 지원한다면 축제운영 및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연초에 각 주최측으로부터 계획서를 제출받아 시기나 장소 등을 협의 조정하고, 축제간 연계성을 살려 각각의 축제가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마을축제나 사회단체에서 주최하는 축제들은 예산도 적고 전문적 식견을 가진 사람이 부족해 행사를 위한 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축제 기구에서 효과적인 축제운영 노하우를 전수해 주고 홍보와 관광객 유치 등을 측면지원 한다면 지금보다는 더 성공적인 축제를 치룰 수 있을 것이다.

외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략수립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현재 원주에서 개최되는 축제 대부분은 외지 관광객이 거의 없다. 관광객을 유치할만한 프로그램이 없어서가 아니라 기획력과 추진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설화된 축제기구가 있다면 각각의 축제 특성을 파악해 관심을 가질만한 계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축제와 농촌관광, 지역문화콘텐츠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한다면 연중 열리는 대부분의 축제에 외지 관광객을 불러 들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축제를 주관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문을 닫아 걸고 알아서 할테니 상관말라고 한다면 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축제 관계자들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