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산업경제진흥원 고문변리사인 강석주(60) 씨는 10년 동안 매주 한차례 원주를 기점으로 강원도민들에게 무료로 특허에 관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지난 2001년 7월부터 작년 말까지 도민들이 강 변리사에게 특허 상담을 받은 건수는 모두 1천567건. 한 건의 특허상담을 하기 위해 그가 투자한 시간과 준비한 품을 고려하면 도내 특허신장에 기여한 시간은 숫자로 측정하기 어렵다. 원주에서만 상담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은 도내 어디를 막론하고 달려간다.

처음부터 변리사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특허청에서 심사관을 하던 시절, 그는 특허를 신청하기 위해 방문하는 발명가나 특허 관련 사무를 보는 공무원들이 특허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했다.

특허를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에 분노한 것이었다. 강 변리사는 "특허를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특허를 왜 해야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특허를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떼돈을 벌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특허로 돈을 벌려면 영업활동에 더 치중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 나가서 특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싶었다. 그래서 2001년부터 변리사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특허에 대한 확고한 철학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오면 특허에 필요한 기계적인 상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철학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도움을 준 회사나 개인이 나중에 성공한 모습을 보았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강 변리사는 말한다.

원주의 한 기업이 소방방재 발명품으로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산림청에 그 제품이 납품되는 것을 봤을 때 뛸 듯이 기뻤다. 특허에 대해 잘 몰랐던 기업체가 자신의 컨설팅을 통해 법적으로 구제받는 경우를 볼 때에는 자신의 존재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도내에 올바른 특허 인식을 확산시키고 기업이나 개인에게 꾸준히 도움을 준 공로로 지난 2007년 강원도 명예도민증을 받았고, 지난 5월에는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강 변리사는 "장관 표창을 받은 것은 대수롭지 않아요. 강원도민이 저에게 명예도민증을 부여했다는 사실이 더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에 제가 한 일에 대해 도민들이 인정을 한 셈이기 때문이지요"라며 지갑속에 신주단지처럼 모셔져 있는 명예도민증을 자랑스럽게 내보인다.

강 변리사는 "원주시민과 강원도민이 저를 필요로 하고, 여건이 닿는 한 도민들을 위해 일을 손에서 놓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전국 곳곳에 특허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일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