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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급식카드 논쟁, 다시 시작해야 한다
2011년 10월 10일 (월) 박수영 가톨릭농민회 원주교구연합회 사무국장 wonjutoday@hanmail.net
   

「아동급식카드 시행과 관련하여 원주시와 급식지원단체간의 갈등이 발생하자 지난 7월 25일 공청회를 하였고 여기에서 급식카드 이용실태를 모니터링 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시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다음 원주시의회에서는 학생들이 구입한 품목별 상세내역을 보고 급식 전자카드 도입 유무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원주시에 자료를 요구했으나 원주시가 급식전자카드의 품목별 상세내역을 카드결제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없다며 자료제출에 난색을 표하자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이상이 현재까지 신문지상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 원주시의 아동급식카드 시행을 둘러싼 갈등 양상입니다. 이런 갈등의 전개과정을 지켜보면서 아동급식제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해 봅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아동급식제도는 아동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제도이므로 아동중심의 서비스이어야 합니다. 또한 급식지원은 음식지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인 지원서비스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분한 인력과 재정 및 법제도적 인프라가 확충되어야 함은 물론일 것입니다.

애초 원주시에서 아동급식카드가 시행된 원인이 급식배달단체의 인력 배달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인력 배달난은 당연히 재정적인 문제가 가장 큰 원인이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동급식지원을 아이들에게 급식카드로 대체하고 아이들이 직접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과연 아동 중심의 서비스체계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최근 최혜림 등이 학술지에 기고한「편의점을 통한 결식아동급식사업」이란 논문에서 편의점 식사류(도시락, 김밥, 유보초밥, 샌드위치)의 구입비중이 높게 나타났고, 이 중 9~11세 남아의 에너지 필요추정량 또는 권장섭취량과 비교한 결과 에너지 수준을 만족시키는 것은 도시락이 유일했고 나머지 식사류는 에너지 및 영양소가 불충분하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이 논문을 빌어 볼 때 아동급식카드 사업은 아동들의 메뉴선택의 자유는 있겠지만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는 가맹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동권의 확보와 공공성의 강화가 아닌 공무원들의 행정 효율성만을 달성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즉, 아동급식카드 사업의 최대 수혜자는 해당 아동이 아니라 공무원이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지방정부에서 특히 시군구 정도 규모의 지방정부 수장과 관리들이 갖춰야 할 중요한 태도 중 하나는 바로 <섬세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부 자원을 끌어들여서 외부의 힘으로 지역을 발전시키는 외생적 발전이 아니라 내부의 상황과 역량을 중심으로 지역을 발전시키는 내발적 발전을 염두해 둔 공직자들은 더욱 주민을 대하는 섬세한 태도가 중요합니다.

<섬세함>은 마치 자신의 아이를 돌보듯 아이의 몸 구석구석을 살피는 어머니의 마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주민들의 일상을 살피는 섬세한 태도는 타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나타나고 이런 시선은 공무원들이 정책사업을 진행할 때 주민들과의 관계 및 사업의 방향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한 원칙과 관점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한쪽에서는 친환경급식, 식생활개선 교육을 강조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동급식을 이윤만 강조하는 시장에 맡겨버리는 태도는 정책의 일관성 면에서도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며, 앞에서 말한 것처럼 급식지원은 음식지원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인 지원서비스이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볼 때 원주시 아동급식카드 사업은 결식아동에 대한 아동복지정책을 단순히 응급구호차원에 머물게 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때문에 원주시 공무원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사회복지의 90% 이상을 민간에서 전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과연 공직자들은 무엇을 하여야 합니까? 재정적 지원만 해주면 끝입니까? 이런 의미에서 원주시 아동급식카드 논쟁은 다시 시작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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