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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과 기부 문화
2011년 10월 04일 (화) 김판석 연세대학교빈곤문제국제개발연구원 원장 wonjutoday@hanmail.net
   

최근 중국집 배달원 김우수 씨의 기부활동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김우수 씨는 중국집 배달 일을 하며 고시원 쪽방에서 생활하는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그 돈을 쪼개어려운 아동들에게 후원을 해왔다. 얼마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자신이 후원하는 재단 앞으로 종신보험을 들어 후원을 계속하고자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연이 각종 매체를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주변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렇듯 기부는 돈이 많고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지위와 명예가 있어야 잘 하는 것도 아니다. 기부는 나와 상관없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까이 있는 것이고 누구든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것인데 이를 잘 실천하지 못한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의 기부실태는 어떨까?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성인의 절대다수가 정기적으로 사회복지단체 등에 기부금을 내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성인의 10% 정도만 기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국의 자선구호재단과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함께 조사한 세계기부지수 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53개 조사국 중에서 81위를 차지하였다.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자랑하고 있고,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국가이며,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이다.

그런데 경제성장과 국제적 위상 등에 비해, 기부수준과 기부문화는 후진국에 가까운 실정이다. 이러한 실정은 우리나라의 기부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어 있지 못함을 입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기부문화를 정립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기부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기부는 돈 많고 여유있는 높은 지위의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물론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에 따라 재력과 위상이 높은 사람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보통의 일반인들도 각자의 형편에 따라 작은 것이라도 어려운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Ⅱ질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관행 형성이 필요하다.

둘째, 기부금에 대한 정부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즉 기부금에 대한 정부의 세제지원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기부금은 개인과 법인별로 다양하게 나눠져 있지만, 그 공제 한도를 다르게 하고 있어, 기부에 대한 세제 혜택을 크게 받기 어렵게 되어 있다. 또한 자원봉사에 대한 세제혜택은 특별재난지역으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부금에 대한 세제지원제도의 개선과 자원봉사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등이 필요하다.

셋째, 기부문화 교육이다. 기부는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지갑이 넉넉할 때만 되는 것도 아니다. 어려서부터 몸에 밴 습관처럼 일상생활 속의 자연스러운 사회활동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기부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힘들면 지속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기부활동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기부에 대한 사회교육이 필요하며, 초·중·고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이 세상을 힘들게 살아가던 한 중국집 배달원의 기부소식과 그의 안타까운 죽음은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바쁘고 힘겹게 살고 있는 것일까?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더 어려운 아이들을 생각하며 아름다운 기부의 모습을 보여준 김우수 씨 같은 사람이 우리 사회에 조금씩 늘어간다면 강퍅하게 보이는 이 세상도 몰라보게 훈훈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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