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은 세계 40여개 국이 함께 하는 '승용차 없는 날'이다. 이날 하루만이라도 승용차를 타지 말고 대중교통이나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자는 캠페인으로 하루만이라도 지구환경을 생각하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원주시는 지난 2009년부터 승용차 없는 날 행사를 진행해 지난해는 승용차 운행을 14%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올해 승용차 없는 날은 예년과 달리 시내버스를 타고 사진을 찍어 보내면 500명에게 1만원을 지급한다. 돈을 주고라도 시내버스를 타게 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평소 승용차를 주로 이용하던 사람이 1만원을 받기 위해 일부러 시내버스를 타게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설사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하더라도 이후까지 시내버스를 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때문에 승용차 없는 날 행사가 원주시민들의 승용차 운행을 줄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시적인 이벤트로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승용차 없는 날 행사뿐 아니라 구체적인 생활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승용차 이용 줄이기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승용차 이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등 대체 교통수단에 대한 인프라 확장이 선결 과제인 만큼 이에 대한 장기적인 정책 추진이 뒷받침돼야 한다.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으면 불편하다고 느끼는 한 승용차 이용은 절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도로의 개념을 승용차에서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보행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원주는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승용차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도로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 중심 교통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원주시가 중앙로 일방통행 구간 도로구조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전거도로 신설 여부가 쟁점인 모양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승용차가 중심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방통행 이전보다 승용차 운행이 불편해지더라도 대중교통과 자전거 이용이 편하고 걷기 좋은 도로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세계적인 추세도 그렇고 인구 50만 시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일부 반발도 있겠지만 반발 때문에 망설여서는 안된다. 오히려 불편을 감수해 줄 것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행정이 필요하다. 외국 도시들 중에는 도심 도로를 일부러 갈지자로 만들어 승용차 진입을 억제하는 곳도 많다.

국내 최대의 기후변화 공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원주시다. 공원만 있는 게 아니라 행정철학이 다르고 시민의식 수준도 높아져야 한다. 승용차 이용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전기·수돗물 아껴쓰기, 물자 재활용 등 기후변화 대응을 생활화 하는 선진도시를 꿈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