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이 물러가고 하늘이 높아진 가을, 한적한 곳에서 외식하기 딱 좋을 때다. 선선한 바람에 배나무 밭 풍경까지 내다보이는 야외 테이블이 넉넉하게 마련된 '배나무골 오리장작구이(대표: 김홍태)'는 가족·친구 등의 모임장소로 제격이다.

최근 전국 각지에서 미식가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는 오리장작구이가 바로 이 집의 주 메뉴. 평범한 훈제오리 맛에 지루함을 느낀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해 오랜만에 제대로 된 오리고기를 즐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게 입구에 한 번에 통오리 72마리를 구울 수 있는 대형 바비큐 기계가 눈에 띈다. 잡냄새를 없애주는 참나무를 화덕에 넣고, 그 열기와 원적외선으로 간접구이 하는 원리다. 150~180도 고온에서 40분간 굽고 나면 기름과 함께 잡내까지 빠져나간다. 참나무 향을 입은 고기는 오리고기 특유의 고소함이 더해지고, 기름기가 빠져 담백한 데다 쫄깃한 육질까지 느껴진다. 새콤한 부추무침이나 간장에 절인 양파를 곁들이면 더욱 맛이 좋다.

김홍태(54) 대표는 "더 좋은 맛과 육질을 위해 훈제오리를 쓰지 않는다"며 "훈제오리로 가공하기 전 단계인 생오리에 가까운 상태로 받아 바비큐 기계에 익혀 맛을 살린다"고 말했다.

구우면서 먹는 생오리와 매콤한 양념의 생오리주물럭도 인기가 좋고, 오리장작구이와 같은 방식으로 익히는 생삼겹 장작구이도 색다른 삼겹살 맛이다. 돼지고기를 된장에 숙성시켜 은근한 간이 배이고, 느끼함이 덜하다. 점심특선으로 마련된 들깨수제비정식과 바비큐쌈밥정식에는 오리·생삼겹장작구이가 쌈채소와 함께 제공된다.

다양한 맛을 즐기기 위해 모듬 메뉴를 선택하는 손님도 많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단위는 소시지와 떡갈비가 들어간 모듬A를 선호하고, 일반 손님들은 메인요리가 모두 들어가 있는 모듬B를 주로 선택한다.

배나무골 오리장작구이가 문을 연 지는 1년 반이 지났으나 그 전에 다른 곳에서도 오리요리전문점을 13년간 운영해 오리고기 맛에는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말한다.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전국의 소문난 집들을 찾아다니며 또 다른 부분을 연구할 만큼 열정 또한 남다르다. 김 대표는 "찾아주시는 손님들이 맛에 만족하고 가실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단골손님이 늘어나고 있는데 더 많은 손님들에게 좋은 오리고기 맛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메인메뉴에는 서비스로 소면이 나온다. 10여 가지 재료를 넣고 우린 육수가 고기를 먹고 난 입안과 속을 말끔하게 정화한다. 어울려 나오는 반찬들은 막 무쳐낸 부추무침, 소라무침, 콘샐러드 등 8가지다.

메뉴는 오리장작구이·생오리주물럭(1마리 4만원), 생오리(1마리 3만5천원), 생삼겹장작구이(500g/칠레산 2만5천원), 모듬A(오리장작구이·모듬소시지·떡갈비·생삼겹장작구이·주물럭/ 6만원), 모듬B(생삼겹장작구이·생오리주물럭·생오리·오리장작구이/ 6만원), 모듬C (생삼겹장작구이, 오리장작구이, 모듬소시지, 떡갈비/ 5만원), 들깨수제비정식(8천원), 바비큐쌈밥정식(7천원), 들깨수제비(6천원), 냉면(5천원), 삼계탕(1만원).

무실동 이마트 원주점을 지나자마자 흥업면 사제리 방면으로 우회해 150m 정도 들어가면 왼쪽에 있다. 영업시간은 오전11시부터 오후11시까지이며, 정기휴일은 없다. 좌석은 실내 100석, 야외 60석이 마련돼 있으며, 주차장에 5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다. ▷문의: 766-9277(오리장작구이)

한미희 기자
mhhan@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