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도 자출사 회원들. 한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갖고 약 100km를 자전거로 돌며 원주 곳곳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무실동 e편한세상에 거주하는 신기섭(38) 씨가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시간은 새벽6시30분. 신 씨는 아파트에서 문막읍 반계리에 있는 회사까지 대략 40km 구간을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 신 씨는 3~4명의 동료와 농산물도매시장에서 만나  함께  새벽 공기를 가르며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신 씨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문막읍 반계리에 위치한 (주)만도Steering사업본부. 이 회사에서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직원은 68명이다. 문막읍 만도사원아파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는 직원도 있지만 40명 정도는 원주 시내에서 출퇴근 한다. 자전거에 관심이 많고 자전거에 대한 사랑이 충만해 회사 내 동아리까지 만들었다. 이름하여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장: 천병우)인 '만도자출사'다.

만도자출사가 생겨난 지는 어언 3년. 아침에 회사 정문에서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그들끼리 친하게 되고 그런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동아리가 됐다. 출근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또는 편하다는 이유로 택시나 버스, 자가용으로 출근하는데,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휘파람을 불며 출근한다. "어렸을 때는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니다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멀리하게 됐는데 어느 날 보니 직장동료가 자전거를 타고 회사에 오더라고요. 집도 먼데 말이죠. 호기심에 이것저것 물어보다 어느 날 그 동료와 같이 자전거로 출근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만도자출사 한 회원의 말이다.

원주에서 문막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은 대개 4~5명이 한 조를 이룬다. 길은 넓지만 차량 속도가 빠르고 자전거도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42번 국도보다는 도로 폭은 좁지만 차량통행이 적은 농로나 임도를 선호한다. 새벽의 맑은 공기를 가르며 힘차게 페달을 밟다 보니 자연스레 폐활량이 좋아지고 근력이나 근지구력도 향상됐다. 빨리 타는 사람은 비포장도로 40km를 30분대에 주파한다. 한 회원은 "자전거로 출퇴근 하니까 처음 2주간은 힘들어서 정말 죽겠더라고요. 근데 한 2주쯤 지나고 나니 근무 의욕이 향상되고 정신도 맑아지는 게 이래서 자전거를 타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좋아진 것은 비단 근무의욕이나 체력만이 아니다. 동료애도 더욱 깊어졌다. 만도자출사는 해마다 열리는 자전거 경주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작년 정선에서 열렸던 280랠리(280km를 36시간 내에 자전거로 완주하는 대회)에 9명이 참가해 8명이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출퇴근 시간을 함께한 동료애였다. 이 대회에 참가했던 회원은 "1명이 출발하고 바로 넘어지는 바람에 부상을 당해 기권하게 됐지만 나머지 8명은 선두가 챙겨주고 후미가 밀어주며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고 땀이 비오듯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이 때가 가장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갖고 약 100km를 자전거로 돌며 원주 곳곳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코스 대부분이 임도라 원주에 있는 유명한 사찰은 빼놓지 않고 구경한다고. 자전거를 통해 예전엔 미쳐 몰랐던 원주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고 한다. 인터뷰 말미에 신 씨는 기자에게도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 볼 것을 권했다. 신 씨는 "경제적으로 절약되고, 신체나 정신 건강에도 좋고, 무엇보다 체력이 향상되니까 가족이 제일 좋아합니다"라며 권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