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상인들이 인도에 내놓은 물건이나, 입간판, 에어라이트 등을 집중 단속하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이러한 행위를 단속 안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근절될 때까지 강력하게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된다. 특히 시정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읍면동별로 매월 실적을 관리하는 등 정책적 의지가 실려 있는 것으로 보여 기대를 갖게 된다.

하지만 노상적치물 단속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상인들 반발이 만만치 않은데다 오랫동안 몸에 배어 있는 관습이어서 상당기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계도하지 않으면 정착시키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에도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손을 빼는 상황이 반복되어 왔던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노상적치물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면 관계부서 공무원 수준이 아니라 시장이 의지를 보여야 한다. 시의회와의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 왜냐하면 민원이 빗발칠 경우 표를 의식한 시장이나 시의원들이 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나아가 노상적치물은 단속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오랫동안 상인들은 인도에 물건을 내놓거나 홍보용 입간판을 세우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 거리를 걷다보면 끝없이 마주치는 것이 노상적치물이다. 게다가 상인들 의식 속에는 자기 가게 앞 인도나 도로를 자기 땅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인도에 물건을 가득 내놓아 시민들이 불편해 해도 미안해 하는 기색조차 보이지 않는게 대부분의 상인들이다.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주차금지' 팻말 또한 상인들의 이러한 의식을 대변하고 있다. 도로는 분명 공적 재산인데도 대다수 상인들은 가게 앞은 자기 땅인양 '주차금지' 팻말을 세워 놓고 손님이 아닌 사람이 차를 세우려면 목소리까지 높인다. 이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이다.

때문에 지속적인 단속과 함께 시민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캠페인도 병행해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인도와 도로가 자기 가게 앞이라고 하더라도 자기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공적재산이라는 사실을 인식 시키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속 때문에 마지못해 치운다면 단속이 느슨해지면 원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도 요구된다. 원주시가 집중단속을 한다고 해도 단속인원의 한계 때문에 숨바꼭질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이 공백을 시민들이 메워준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노상적치물이나 '주차금지' 팻말을 보면 직접 얘기하거나 원주시에 제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자는 것이다.

노상적치물을 없애는 것은 큰 틀에서 보면 선진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는 일이다. 때문에 원주시가 집중단속에 나선 것은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문제는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