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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렌 버핏 그리고 여산 골프장
2011년 08월 22일 (월) 최혁진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정책위원장 wonjutoday@hanmail.net
   

미국경제가 갈수록 위태롭다. 오바마 정부는 지난해 무려 1조 달러가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하였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기대했던 경기부양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정부의 재정상태는 더욱 악화되고 말았다. 막대한 재정지출에도 불구하고 왜 미국 경기는 계속 침체되고 경제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것일까.

그 원인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한 가지 결정적 지표가 있다. 같은 시기, 그러니까 지난해 미국 대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은 1조 달러 이상 증가하였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하면 그 돈은 고스란히 대기업, 대재벌들의 금고에 쌓여버리는 것이다. 당연히 시중에는 돈이 돌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이 보도되고 난 뒤 세계 최고의 부자 가운데 한사람인 워렌 버핏(83)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미국이 회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직접 고백하였다. 자신과 같은 억만장자들에게 세금을 더 많이 걷으라는 것이다.

워렌 버핏은 이미 지난해에만 700만 달러에 이르는 연방소득세를 낸 바 있지만 자신이 내는 세금은 자신이 고용한 직원들에 비하여 턱없이 낮은 세율이 적용되고 있고 이 문제가 개선되어야 미국이 회생될 것이란다. 세율이 높아지면 필경 워렌 버핏이 추가로 지불해야할 세금 부담액은 가히 천문학적인 수치로 늘어나게 된다. 그럼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또한 자신과 이웃의 미래를 위해 그 해법을 정직하게 고백하는 워렌 버핏이 있기에 미국의 몰락을 말하기엔 아직 조심스럽다.

오늘날 미국경제가 직면한 상황은 여전히 공적 자금을 쏟아 부어 민간기업을 유치하고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기만 하면 지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 맹신하고 있는 한국의 지자체들에게도 경종이 되고 있다. 만일 공적 재정의 투입이 일부 민간기업의 자산증식과 개발에 참여하는 토건업체들의 배만 불려주는 결과로 끝나게 되면 지역사회는 아무런 경제적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반목으로 인해 공공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결국 대단히 높은 사회적 비용마저 추가로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고 지역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면 이제부터라도 기업의 유치나 개발 사업이 특정한 이익집단이 아닌 지역주민의 고용이나 보편적인 소득증대에 미칠 영향, 시민 삶의 질과 환경에 기여하는 점, 지역사회 전체의 미래상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등에 대하여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그리고 그 집행과정도 민주적이고 투명한 행정절차에 의해 엄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고 시민적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진정한 경제적 효과도 가능해진다.

워렌 버핏이 자신의 이해를 넘어서 공익을 위한 해법을 제시한 지 이틀이 지난 8월 18일 원주시가 여산 골프장 건립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미 공동조사단의 현지 조사결과 2007년도에 작성된 산림조사서의 입목축적조사서가 상당부분 허위였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여산 골프장 건립은 시행사인 (주)여산 레저에 시민의 재산인 시유지를 매각해야 하는 중차대한 문제이다. 따라서 이러한 행정상의 오류가 발생한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공익에 근거하여 올바른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원주시의 당연한 역할이요 상식이다. 그렇기에 사업 시행자가 제출한 '산지전용타당성조사' 결과만으로 사업을 강행하는 원주시의 태도는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다.

권력이 납득할 수 없는 행태를 보일 때 그 이유를 파악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정치학의 고전은 시민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누가 가장 큰 이익을 보고 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라는 것이다. 과연 공익과 상식이 무너지는 자리에서 이익을 보는 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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