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주는 어느 해보다 비가 오는 날이 많았다. 실제로 장마기간 강수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7월 강수량은 원주기상대가 관측을 시작한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았다. 강수량으로 따지면 서울도 기록을 경신했고 우리나라 여러 도시들이 원주와 다르지 않았다. 한마디로 말하면 기후가 달라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기상이변의 심각성을 이야기하고 있고 심지어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변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도 내놓고 있다.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탄소배출량 증가에 따른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10여년전 까지만 해도 지구 온난화나 기후변화 대응은 전문가들이나 하는 이야기로 인식했지만 지금은 일반 시민들도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만큼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와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변화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문제는 인식하면서도 나 하나쯤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주시는 행구동에 기후변화 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공원에는 기후변화 대응 교육연구센터와 홍보관이 들어서고 수변무대 등 공원시설을 갖추게 된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시설로는 전국 최대 규모라고 한다. 이 공원이 완성되면 기후변화와 관련한 연구, 교육, 전시물 관람, 체험 등 기후변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는 시설로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조성되는 기후변화 공원이어서 기대가 크다. 때문에 공원이 조성되면 원주시민뿐 아니라 타지역에서도 많이 방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에 대한 교육이나 체험시설이 국내에 많지 않기 때문에 단골 견학코스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기후변화 공원이 단순히 시설을 갖추는 것에 그쳐서는 안된다. 전국 최대규모 기후변화 공원을 갖춘 도시에 걸맞는 시민의식과 행동이 함께 수반돼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 선진도시를 만들자는 것이다. 전기 아껴쓰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적정 실내온도 유지하기, 재활용 활성화 등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해야할 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는 원주시도 관심을 가져야 하겠지만 시민사회단체가 앞다퉈 지구 온난화로 부터 지구를 살리자는 공감대를 조성하고 행동변화를 이끌어 내야한다.

기후변화 공원은 2003년 완공 예정이다. 이에 맞춰 각 시민사회단체들이 지구 살리기 운동에 나서자. 올해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은 '지구 구출 대작전'이란 책을 시민들이 함께 읽을 책으로 선정했다. 이 책은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 지를 알려 주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자연이 처럼 원주시민 모두가 지구 구출대원이 되어 전국 최고의 기후변화 대응 도시를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