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사용이 가능한 중고가구나 가전제품을 버릴 때 대형폐기물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재활용하는 시책을 도입했다. 현재는 냉장고나 장롱 등을 버리려면 적지않은 수수료를 내야 수거업체에서 가져간다. 이렇게 수거한 물건들은 수거업체에서 수거한 뒤 대부분은 분쇄해서 매립장에 묻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용하는데는 문제가 없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버리는 것이나 조금만 수리하면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는 것은 원주시가 지정한 '원주시 중고 가구·가전 재활용센터'에 전화하면 수수료를 받지 않고 가져간다. 이렇게 수거한 물건들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거나 원하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금액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자원을 재활용하면서 어려운 이웃들도 돕는 1석2조 사업이다. 매립장에 매립하는 폐기물도 감소해 매립장 사용기간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 이 시책은 현재 서울시와 경기도 일부 지자체에서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사실 가구나 가전제품은 망가져서 버리는 경우보다 모델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오랫동안 사용하다보니 식상해서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부유층에서는 조금만 수리하면 사용할 수 있는 데도 아예 새 것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돈이 없어 사지 못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이 사업은 자원 재활용 문화 확산과 저소득층 복지증진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우선 이 시책의 취지를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으로 인식해서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아나바다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됐었는데 언제부턴가 시들해졌다. 아나바다 운동은 지구촌 최대 이슈인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일이다. 장롱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무를 잘라야 하고, 가전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기를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재활용 문화 활성화는 지구를 살리는 일이다.

따라서 이번 시책이 시들해진 아나바다 운동에 다시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현재 원주에는 아름다운 가게, YMCA 녹색가게 등 재활용 매장들이 입지 않는 옷이나 물건들을 수거해 수리한 후 판매하고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남이 입던 옷을 입거나 쓰던 물건을 사용하는 것을 꺼리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식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재활용 매장이 인기다.

입지 않고 버리는 옷이나 생활용품 중에는 조금만 손을 보면 새 것이나 다름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생각만 바꾸면 가정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다. 현재 운영중인 재활용 매장과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원주시가 아나바다 운동 활성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