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민의 염원이었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가 드디어 이루어졌다. 지난 6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간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평창'을 선언하는 순간 TV앞에서 숨죽이고 있던 많은 국민들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격과 환희를 맛봤다. 그중에서도 강원도민들은 두차례나 좌절을 맛봤기에 절정의 기쁨을 만끽했다. 원주시민들도 다르지 않았다. 따뚜공연장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있던 주요 인사들과 시민들은 개최지 발표 순간 서로를 얼싸 안는 등 마치 원주가 유치하기라도 한듯 흥분했었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를 치루기 위해서는 해야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며 강원도민의 단합된 의지도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원주는 유치 전보다도 앞으로 해야할 일이 더 많다. 개최도시와 인접한 배후도시여서 국내외 관광객들이 원주를 거쳐 가거나 머물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의 실질적 수혜자는 원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큰 혜택은 올림픽 개최를 위한 도로망 확충이라고 할 수 있다. 장기사업으로 추진될 수도 있었던 제2영동고속도로, 수도권 전철 여주~원주간 복선전철이 조기 개통될 것이고 KTX도 동계올림픽 개최전까지는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주는 사실상 수도권 도시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교통여건의 획기적 개선은 도시의 외형적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더없이 좋은 기회다. 하지만 수도권 위성도시로 전락하면서 원주라는 지역정체성이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또한 지역경제 측면에서 보면 부정적인 결과도 예상할 수 있다. KTX가 들어오면서 지역상권이 심각한 위기를 맞았던 천안의 사례가 원주에서도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도 외지 유입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공동체 문화가 실종되고 삭막한 도시로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원주가 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이러한 변화가 가져올 부정적인 요인은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대비하는 일이다. 이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반드시 유념해야 하는 것은 도시발전으로 인한 혜택이 가진자나 못가진자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불과 7년이다. 그 전에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도 들어오기 때문에 이미 눈 앞에 다가와 있는 과제다.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있어서는 원주가 받는 혜택에만 집착하는 이기주의적 사고를 배제하고 강원도 발전이라는 대승적 사고로 적극 협조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늦었지만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애쓴 모든 분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