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극복하고 바벨을 들며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있는 김현기(42·삼양식품) 씨. 김 씨는 7세때 불의의 사고로 귀가 들리지 않는 청각장애인이다.

19년째 공장에 나가며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 온 그가 지난해 처음 역도와 인연을 맺은 이후 원주를 넘어 강원역도의 희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동해시에서 열린 제3회 강원도장애인생활체전에 처녀출전, -70kg급에서 2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은 그는 원주에서 열린 제1회 강원도장애인역도연맹회장기 -75㎏급에서 우승하며 강원도를 대표하는 역도선수로 떠올랐다.

비록 지난달 열린 제4회 강원도장애인생활체전에서는 2위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가 3개 체급으로 제한되면서 자신보다 훨씬 무거운 중량급 선수들과 경쟁한 끝에 얻은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과다.

특히 평소 66㎏ 정도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김 씨는 이번대회에서 160㎏을 성공시켜 도내 역도 관계자들을 흥분 시켰다. 현재 66㎏급 한국기록인 162㎏과 불과 2㎏ 차이에 불과한 좋은 기록이었기 때문이다. 강원도 장애인역도연맹 김영국 전무이사는 "김 씨는 지금도 충분히 한국신기록을 수립할 수 있을 만큼 기술과 힘을 타고났다"고 높게 평가했다.

19년째 삼양식품 생산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그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배경에는 회사측의 전폭적인 지원도 한몫을 하고 있다. 3교대로 근무하는 생산공정의 특성상 자리를 비우기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삼양식품은 전국체전 우승과 한국신기록 수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김 씨가 훈련과 대회출전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있다.

"회사에 보답하는 길은 올 가을 경남 진주에서 열리는 전국장애인체전에서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면서 1위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김 씨는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고, 고등학생인 아들과 중학생인 딸,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에게 자랑스런 아버지와 남편의 모습을 반드시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