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소초면 흥양리에 위치한 환경관련 제품 개발업체 베이스캠프에서는 '우물터' 호주 수출을 앞둔 사업 설명회가 있었다.

사업 설명을 하기위해 앞에 나선 사람은 지팡이를 들고 선글라스를 낀 이기웅 대표(51)이다. 이 대표는 마흔 살에 병으로 시력을 잃어 시각장애인이 됐지만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건강한 사람도 해내지 못한 성공을 일군 인물이다.

이 대표가 시력을 잃은 시점에 주변에서 안마사가 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시력을 잃으면서 24시간 내내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 있게 사업가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

사업 아이템을 고민 하던 중 물탱크에 낀 슬러지(진흙상태의 산업폐기물 또는 폐수처리 침전물 등의 오염물질의 총칭)를 고민하는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알게됐고 물탱크 청소 장치를 만들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개발을 결심했다.

개발을 계획했을 때는 자본금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다. 중소기업청에 연구개발 과제로 자금을 신청 했고 6개 회사와의 경합에서 당당히 선정되어 자본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시장에서 네모난 플라스틱 반찬통을 사다가 아크릴로 붙이는 등 실험에 들어갔고 수도 없는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물 정수 장치 '고봉이'를 탄생시켰다.

이 고봉이 정수 장치는 수족관 물을 빼지 않고도 청소가 가능한 장점까지 있는데 필터를 통과하며 물에 포함된 불순물이 여과되고 수압에 의해 통기작용이 일어나면서 수질이 개선된다. 이 제품을 토대로 보다 다양한 제품을 연구하고 개발해서 현재 8개의 특허를 보유하게 된 것.

그리고 이번에 호주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우물터'는 빗물 저장장치로 빗물을 자원화 하여 사용 할 수 있는 직경 1.5m의 비닐재질 통이다. 빗물 1.5~2톤 가량을 저장할 수 있으며, 일반 가정용에서부터 집단주거지역용, 농어촌 마을과 도서벽지 등 오지마을의 식수용 또는 농업용수로 활용할 수 있고, 대도시에서는 소방방재용으로, 산간지방에서는 산불방지용물 저장창고로 활용할 수 있다.

이 우물터 호주 수출이 성사되면 540여 개의 대형마트에서 판매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이 대표가 개발한 장애인을 위한 전자동 지팡이를 베이스캠프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칭 "선글라스와 지팡이가 잘 어울리는 사나이"라며 "비 장애인이 장애인을 바라볼 때 '얼마나 힘들게 살까'라고 생각하지 말고 '얼마나 행복하게 살까'라고 생각해 달라"고 오히려 부탁한다. 이런 긍정적이고 밝은 사고방식이 지금의 이 대표를 있게 했고, 좋은 성과로 결과물을 만들어 냈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경각심마저 일으키고 있다.

서광원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