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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사회가 희망이다
2011년 06월 27일 (월) 최혁진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정책위원장 wonjutoday@hanmail.net
   

3천300억이란 어마어마한 비용이 투입되어 온통 휘황찬란한 유리로 건립된 성남시청이 냉방을 해도 30도에 이르는 찜통이란다. 민생을 돌보아야 할 공무원들이 더위에 지쳐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성남만의 문제는 아니다. 곳곳의 자치단체들이 그동안 민선 자치단체장의 성과주의에 따른 막대한 재정낭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전국 지자체 10곳 가운데 6곳이 심각한 재정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근본에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숭배해온 승자독식(勝者獨食), 우승열패(優勝劣敗) 문화가 있다. 일단 대장이 되면 모든 것을 독식하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용인되는 사회에서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나 사회공동체에 대한 윤리의식은 그 빛을 잃어 버렸다. 대도시, 대기업, 수도권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사회에서 작은 지방 도시들은 설자리가 없고 거대기업의 횡포 속에 서민경제는 급속도로 몰락하고 있다.

이는 비단 성장주의와 개발주의를 표방해온 보수만의 문제는 아니다. 오늘날 한국사회 노동조합운동이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들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대기업 노동조합들의 패권주의나 지역사회에 대한 연대성을 상실한 노동조합 활동가들은 우리 사회에서 노동조합은 많아졌지만 '노동자운동'은 실종돼 버렸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다.

200년 전 영국의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노동조합을 만들어 노동권을 신장하고, 퇴근하면 자기 마을에서 협동조합이나 공제조합을 만들어 지역주민들 즉 이웃의 삶을 개선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영국 노동당은 공장 노동조합과 마을 협동조합이라는 두 조직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그 힘에 근거하여 사회를 혁신해왔다. 영국 노동자들의 협동과 연대 정신, 이것은 지난 200년동안 전세계 노동자운동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되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부산저축은행사건, 비정규직 문제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지방재정 위기는 승자들의 사회가 얼마나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승자들은 일반적인 생각처럼 현명하지도 또한 도덕적이지도 않았다. 그들은 경쟁에 유리한 몇가지 능력을 갖추었지만 세상을 지속가능하게 할 힘과 의지는 지니고 있지 않았다. 결국 불안과 절망으로 치닫는 오늘날 우리의 삶을 구원할 힘은 200년 전 영국 노동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자신들의 협동과 연대 정신과 그 실천에 있다.

재정위기에 처했던 전 세계 많은 도시들은 그동안의 고자세를 버리고 풀뿌리 시민들에게 협력을 요청하여 문제를 해결했다. 일본 정부는 한신대지진 이후 특정비영리법인법을 제정했다. 시민들 누구나 자유롭게 비영리조직을 만들어 지역사회에 개입할 수 있도록 개방한 것이다. 불과 10여년 사이에 4만5천개의 비영리 조직이 만들어졌고 그들은 지역사회를 혁신하였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작은 것이 무너지면 큰 것도 온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불변의 진실임이 곳곳에서 입증되고 있다. 선견지명이 있는 정치인들과 지자체는 시민 협동의 힘을 키우고 뒷받침하는데 모든 정책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따뚜축제 대신 생뚱맞게 호국문화축제를 기획하는 임기응변식 정책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수도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공감할 수도 없다. 축제는 시민의 힘을 모아내는 장이다. 무엇이 우리를 협력하게 하고 연대하게 하며 가슴 뛰게 할 것인지 더 늦기 전에 다시 생각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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