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쪽을 선택하든, 가장 중요한 건 그 선택에 대해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이다."

지난 4일 원주공업고등학교(교장: 신형균)에서 열린 '졸업생 특강 및 선후배간의 대화'에서 채민식(25) 씨가 한 말이다. 채 씨는 지난 2006년 원주공고를 졸업한 뒤 현대자동차에 입사했다.

이제 갓 20대 중반이 됐지만 어느새 입사 6년차. 고졸 학력인 채 씨는 4년제 대졸자와 비교해 남부럽지 않은 연봉을 받고 있으며,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돼 학교의 요청으로 강단에 섰다.

재학 당시 채 씨는 그야말로 유명인사였다.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고 특히 3학년 때 출전한 강원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제40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자동차정비부분에서는 97점이라는 유례없는 높은 점수로 1위를 차지했다.

 채 씨는 "3학년 때를 돌이켜보면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신기하다"면서 "대회 준비로 방학 때도 학교에 나왔기 때문에 1년 내내 쉰 날이 딱 하루 뿐이었지만, 목표가 있었기에 힘든 줄 몰랐다"고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졸업과 동시에 현대자동차에 스카웃 돼 현대자동차 남부연수원에서 사내자동차기술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입사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2007년 11월 열린 제39차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자동차정비부문에서 은메달을 수상했으며, 대회 이듬해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입학해 벌써 졸업반이다.

"회사 일을 하면서 다른 일을 병행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지만 항상 목표를 갖고 행동하려고 노력한다"며 "아무리 완벽하려고 노력해도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완벽에 다가가기 위한 목표로 노력하는 것이 저의 신조이다"라는 채 씨는 지금도 의욕에 가득차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중학생 시절 잠시 방황을 하기도 했지만, 원주공고에 입학해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갖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래선지 강연 내내 후배들을 향해 "환경을 탓하기보다 자신만의 확고한 목표를 가질 것"을 강조했다.

채 씨는 "졸업 후 곧바로 입사해 한창 놀 나이에 젊음을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부분도 있다"며 "진학과 취업 중 어느 쪽을 선택하든 조급하지 말고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라"라고 조언했다.

원주공고 학생회장인 권혁인(건축과 3학년) 군은 "실업계 학생들은 사실상 대학을 간다고 해도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는 힘든 실정"이라며 "선배님처럼 고등학교 시절 자신의 능력을 쌓고 준비해서 선취업, 후진학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우리 학교에 이러한 선배님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채 씨는 "부모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이제 한시름 놓으실 수 있게 됐고, 돈을 벌어서 부모님께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기쁘다"며 "지금 대학교 졸업반이지만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원 진학까지 하는 것이 목표이며, 회사생활도 더욱 열심히 해서 폭넓은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채 씨는 "후배들이 실업계학생이라고 목표를 낮게 잡을 것이 아니라, 인문계 학생들보다 뛰어난 기술력으로 사회에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치악초, 대성중, 원주공고를 졸업했다. 　

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