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서관 맞은편 보금당 건물에 위치한 휘앙새는 1982년 문을 열어 올해로 꼭 30년이 됐다. 강산이 3번 변하는 시간 동안 휘앙새는 변함없이 원주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1999년 본지 '맛따라 멋따라'에 소개된 이후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손님들의 연령대이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주 고객층이었다면 요즘은 30~50대가 주를 이룬다. 예전에 교복 입고 친구들과 돈가스를 먹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손님들이 지금까지도 계속 단골로 남아있는 것.

함 대표는 "학창시절을 원주에서 보내고 지금은 외지에서 일하는 손님들도 원주에 올 때마다 우리 집 돈가스 맛이 생각난다고 찾아오신다"며 "30년 가까이 변함없이 찾아주시는 손님들을 만나 옛날 얘기를 하다보면 어느새 예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돈가스가 휘앙새의 대표메뉴이지만 지난 2008년부터는 설렁탕, 갈비탕, 도가니탕도 메뉴에 추가됐다. 직접 가마솥을 제작해 매일 12시간씩 국물을 우려내 설렁탕 전문점 버금가는 진한 국물을 만든다. 가마솥이 걸려있는 모습이 매우 이색적이다. 어떤 음식이건 손님상에 올리는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들지 않는 함 대표의 정성이 그대로 묻어나 국물 맛이 진하고 깊다.

음식을 만드는 일이 지금까지도 가장 재미있다는 함 대표는 "사장이라고 해서 주방직원들에게만 음식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메뉴판에 나와 있는 모든 음식을 내 손으로 만들어 자신 있게 손님상에 올릴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30년 외길을 걸어온 자부심이 느껴진다.

돈가스는 매일 아침 그날 쓸 분량만 고기를 받아 생고기에 직접 양념을 입히고 손질하는 과정을 원칙으로 한다. 양파, 신선초 등 7가지 비법재료가 들어간 소스는 질리지 않는 맛으로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많은 식당에서 얼려놓은 고기를 사용하거나 가공된 소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딱딱하고 담백한 맛이 없어진다"며 "손님들을 생각하면 매일 아침 고기를 손질하는 일이 번거롭다고 생각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말했다.

돈가스에 버금가게 손님들이 많이 찾는 메뉴는 김치볶음밥. 30년 세월을 함께한 철판에 먹음직스럽게 담겨져 나오는 것도 먹는 내내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고픈 함 대표의 세심한 배려. 여느 김치볶음밥과는 다르게 참치, 날치알, 당면 등이 섞여 오묘하게도 중독성 있는 맛을 낸다.

취재를 하는 동안 웃음꽃을 피우며 식사를 하는 부자(父子)의 모습이 유독 눈에 띄었다. 30째 단골이라는 유병선(53·일산동) 씨는 "아들이 20살인데 돈가스를 먹자고 하면 두말할 것 없이 휘앙새로 가자고 할 정도"라며 "올 때 마다 20대로 돌아간 것 같고, 내 젊은 시절 아지트였던 이곳을 20살인 아들도 즐겨찾으니, 원주에 이렇게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오전9시30분부터 밤9시까지 영업. 돈가스·김치볶음밥·설렁탕 6천원, 갈비탕 7천원, 도가니탕 1만원. 이 외에도 20여가지 메뉴가 있다.

▷문의: 743-1506(휘앙새)

최윤경 기자
cy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