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대암 원주상공회의소 회장

안성시-전천후 기업 유치 독려
투자 기업 인센티브 대폭 확대
KCC 2015년까지 2조원 투자

원주시-안일한 대처·소극적 인식
시스템 개선 노력 및 전담부서 부재
기업유치 부진…중·대기업은 전무

경기도의 최남단 도시이자 인구 18만명의 작은도시 안성시에 기업이 몰려들고 있다. 그동안 안성시는 국책·도책사업이 전무하고 특히 '수원, 평택이 수도권 마지노선'이란 심리적 경계선으로 인해 이렇다할 투자가 이루워지지 않았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안성시가 '투자의 땅'으로 변신 중이다. 디스플레이 분야 중견기업인 '멜파스' 유치를 시작으로 신세계가 2천500억원 규모에 달하는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건립하기로 하는 등 민선 5기 6개월만에 5개 업체가 8천300억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안성시 1년 예산 3천660억원의 2.6배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작년 11월엔 글로벌 주방생활용품 전문기업 락앤락과 5년간 800억원 규모의 생산·물류시설을 건립하는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들어 KCC가 안성시 미양면 양변리 일대에 조성되는 안성 제4일반산업단지내 용지 11만평에 2015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자해 건축면적 6만6천평의 공장을 건립하고 LED용 사파이어기판, 태양전지용 실리콘기판과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다.

안성시는 KCC 투자가 마무리되는 2015년께 1조8천억의 생산액이 KCC 안성공장에서 산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KCC 유치를 계기로 식품·의료중심인 산업구조가 첨단산업으로 개편돼 2천명 이상의 인구유입과 연 50억원의 지방세 수입을 예상하고있다. 직접적인 고용 창출 효과도 3천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안성시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른 데는 안성시의 공격적인 기업 유치 전략과 확실한 인센티브, 지리적 장점이 한몫 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황은성(49) 안성시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대기업 유치팀'을 만들어 '세일즈 시장'을 자처했다. 그는 뒷짐 지고 말하는 공무원을 심하게 질타할 정도로 탈 권위를 강도높게 주문하는 한편 안성시 기업 유치 공무원에게 근무시간과 공간, 계약장소가 따로 없도록 전천후 기업 유치를 독려하고 또한 투자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대폭 확대했다.

이에 비해 최근 원주시의 기업 유치는 비교할 수 없을 만치 부진한 편이다 수도권과 1시간대의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교차하고 여기에 경기도 광주에서 원주까지 이어지는 제2영동고속도로가 계획돼 있고 내년이면 완공될 중앙선 철도 복선화와 2015년 전에 착공이 가능한 강남, 분당, 이천, 여주를 잇는 수도권 전철까지 예정돼 있어 중부권 교통요충지로써 기업 유치의 지리적 조건은 잘 갖추고 있다고 보지만 여전히 기업 유치는 산 넘 어 산이다.

2009년도 기업 이전 MOU를 체결한 기업은 4개 업체였지만 실제 기업 이전은 한 개의 기업도 유치하지 못했고 2010년도엔 16개 기업이 MOU를 체결했지만 실제로 이전 가동중인 기업은 8개에 불과했다. 2011년 들어서는 아직까지 어떤 기업도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전 유치한 기업도 대기업, 중견기업은 전무한 상태이다. 수도권 지자체들의 수도권규제 완화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고 특히 수도권 최남단까지 기업이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강원도 원주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저렴한 산업용지가 절대 부족하고 그동안 산업단지 조성을 계획하지 못한 행정부의 안일한 대처도 문제이며 더욱이 단체장이나 관련 지자체의 기업 유치에 대한 인식이 소극적이지 않았나 하는 생각과 기업 유치와 지원에 대한 행정 시스템 개선에도 노력하지 않았으며 기업 유치 전문 부서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원주로 이전할 의향이 있는 기업이 있으나 부지가 없어 이전하지 못한다는 말까지 들려오고 있다.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기업도시 조성사업도 지지부진한 데다가 땅값마저 비싸 기업들이 꺼리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기업 유치가 지자체의 성과를 좌우하는 지표가 된 지는 꽤 오래전부터 주지되어 왔다. 요즘 최대의 화두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기업 유치에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닌데 원주는 이제야 새로운 공단 조성을 계획하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 원주는 혁신도시, 기업도시 유치 성과에만 젖어있지 않았나하는 우려를 금할수 없으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기업 유치 전반에 대한 점검과 대책이 절실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