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는 전국의 기초지방의회와 마찬가지로 1952년 4월 25일 건국이래 처음으로 제1회 시·읍·면 의원 선거가 실시되어, 그 해 5월 10일 제1대 원주읍의회(의원수 16명)가 개원하게 됐다. 그 이후 1961년 5월 16일 군사쿠데타로 인하여 지방의회가 영어(囹圄)의 몸이 된지 30년만에 1991년 3월 26일 전국 시군구의 기초지방의회 선거가 부활·실시되어 1991년 4월 15일 통합이전 원주시의회(의원수 18명)·원주군의회(의원수 9명)가 개원하게 됐다.

이와 같이 우리의 지방의회를 포함한 지방자치의 역사를 살펴보면 거의 60년이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절반이나 되는 30년 동안은 주권재민을 부정하는 독재정권에 의하여 손과 발이 묶여 있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나마 주민자치가 이루어졌던 30년 동안도 과연 제대로 된 지방의회로서의 역할을 하였다고 그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시의회를 비롯한 전국 지방의회의 공통된 고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어엿한 20살 성년으로 거듭나야할 원주시의회도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을 하여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 원주시의회는 열심히 주민의 복리증진과 지역발전을 위하여 많은 일을 하여 그 나름대로 성과를 보인 부분도 없지 않지만 아직도 지역주민들의 평가는 냉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 원주시의회를 비롯한 대부분의 지방의회가 지역주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게 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지방의회 본연의 임무인 견제와 비판에 대하여 소홀히 하여왔고 주민이 원하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동안의 지방자치의 중요분야에 대한 의사결정에 있어 주민과의 소통과 참여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장 등 극소수의 사람이 밀실에서 투명하지 않게 오만과 독선으로 지방행정을 밀어붙인 결과 호화청사 건립 등의 방만한 재정운용과 지역개발사업에 대한 특혜 등으로 지역주민들의 부담가중과 위화감 조성 등을 초래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지역의 주인인 주민과 주민의 일상생활을 무시하고 특정계층에 대한 특혜를 부여하는 토목·건축으로 대변되는 개발행정에 치우쳤던 지난 20년 동안의 지방자치는 지난 해 6월 2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지역주민들로부터 혹독한 평가를 받게 되었다고 본다. 선거를 통하여 나타난 민심은 지방자치의 주인은 지방자치단체장도, 지방의회의원도 아니고 바로 지역주민이라는 뒤늦은 자각이었다.

그 동안 머슴으로 일하겠다고 선거에서 목소리를 높였던 선출직 공직자들이 정작 당선 이후에는 권력자로 변신하여 지역주민 위에 군림하는 것을 보아 왔던 지역주민들의 성숙된 주권재민이라는 지방자치 정신 부활 그 자체였다고 본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의원이 이제는 더 이상 권력자가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메시지이며 지방행정에 있어서도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관련이 높은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고 그 의사결정과정에도 주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정치적으로 요구하였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어느 경우에도 지방자치에 있어 주민참여의 민주성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원주시의회는 지방의회 부활 20주년을 맞이하여 의원 22명 모두 32만 시민여러분의 생활과 원주시의 발전을 위하여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닌 봉사자로서 주민의 뜻에 따르고자 그 동안 소외받고 무시되었던 분야에 대하여 '현장중심의 생활의회', '주민중심의 민주의회', '대안 중심의 정책의회', '투명중심의 청렴의회', '교류중심의 협력의회'로 거듭나고자 각오를 새로이 하고 있다.

주민의 의사를 대신하여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지방자치의 뿌리인 지방의회가 진정성 있게 변할 때에만 지역주민들로부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