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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여성오케스트라는 매달 복지시설 등을 찾아 음악봉사를 펼치고 있다. |
원주시여성오케스트라(단무장: 김경래)은 학력, 나이, 직업을 불문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과 애정을 가진 20대부터 60대 여성들로 이뤄진 단체다. 전체 단원 가운데 전공자는 1/3 가량이며, 대부분 단원은 전업주부들이다.
원주를 대표하는 여성 관현악단으로 자리매김한 원주시여성오케스트라의 시작은 봉사에서 비롯됐다. 지난 2003년부터 구 여성회관에서 음악 강좌를 수강하거나 평소 악기 연주가 취미인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장애인, 노인복지시설 등을 돌며 음악봉사를 했다.
이들의 활약은 음악에 관심이 있던 다른 여성들에게 전해져 인원이 점점 늘었고, 지난 2005년 30명의 단원으로 원주시여성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원주시여성오케스트라에는 누구보다 애정이 깊은 단원이 있다. 2003년부터 원년 멤버로 활동해 온 김선희(40) 총무로 김 총무의 아들 정준엽(7세) 군의 나이는 원주시여성오케스트라와 같다. 김경래(53) 단무장은 "2005년 6월 창단했는데 당시 만삭이었던 김 총무가 8월에 준엽이를 출산하고 창단 첫 공연에 참가하고 싶다는 열의로 출산 한달 만에 연습장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선희 총무는 "오케스트라가 창단할 때 아들이 태어나서인지 의미가 더욱 각별한 것 같다"며 "60대 단원들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데 나도 그분들처럼 오랜 시간 음악에 열정을 갖고 살고 싶다"고 말했다.
원주시여성오케스트라는 매년 정기 연주회를 열고 있으며, 목요일에는 치악예술관에 모여 연주 실력을 쌓고 있다. 이외의 시간에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보내는 경우가 많다.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단원들끼리 소그룹 봉사팀을 구성해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기도 한다.
특히 오케스트라 특성상 정기연주와 연습시간 외에 30여명의 단원이 한자리에 모이기가 어렵기 때문에 마음과 시간이 맞는 단원들이 모여 봉사를 펼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난 2008년부터는 명륜노인복지센터를 매달 방문해 치매, 중풍 등 노인성 질환을 겪는,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공연을 하고 있다. 트로트, 민요 등 노인들이 원하는 음악은 어떤 것이든 들려주는데 봉사를 갈 때마다 늘 열렬한 환호로 맞아 준다.
저소득·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봉사도 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의 교육·문화활동 등을 지원하기 위해 개소한 KT꿈품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10여명의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여유가 생기면 플롯, 첼로 등 다른 악기도 가르칠 생각이다.
김경래 단무장은 "언젠가 노인 분들 앞에서 '고향무정'이라는 음악을 연주했는데 치매를 앓던 한 할아버지가 기억이 잠깐 돌아오셨는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면서 "가슴이 뭉클했고, 봉사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우리의 음악이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가 열심히 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