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손 회원들은 매달 복지시설 및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이미용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5년부터 회원들과 미용기구 들고 복지시설, 병원을 돌며 봉사활동을 해왔죠. 마흔에 봉사를 시작했는데 벌써 나이가 56살이 됐지 뭐에요.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16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봉사활동을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가방을 챙겨 나오는 회원들에게 늘 감사합니다." '사랑의 손' 윤상숙 회장의 말이다.

이미용봉사단체인 사랑의 손은 17년 전 구 여성회관에서 미용강좌 수업을 받았던 학생들로 이뤄졌다. 윤 회장은 "처음에는 자격증을 취득해 창업하거나 가족들 머리를 직접 잘라주고픈 마음에 교육을 받은 수강생들이 많았다"면서 "미용기술을 습득한 수강생들이 봉사를 하겠다는 일념 하에 하나둘씩 모여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랑의 손은 복지시설과 병원을 매월 정기적으로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원주시립복지원과는 10년이 넘게 인연을 맺었고, 그 밖에도 태장요양병원, 귀래요양병원, 기독병원 정신병동, 명륜복지관, 십시일반 등을 돌며 봉사하고 있다.

가장 오랜 시간 연을 맺은 시립복지원에서 따듯한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시립복지원에서 '사탕아줌마'로 불리는 회원 한경숙(62) 회원의 사례다.

8년 전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한 학생이 처음에는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말도 하지 못했었는데 한 씨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바뀌었다. 지금은 말도 잘하고, 성격도 밝아지고, 사회생활에도 거의 지장이 없는 건실한 청년으로 탈바꿈했다는 것.

한 씨는 "내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고, 8년이란 시간 동안 차츰 내품에서 밝은 웃음을 되찾아갔다"면서 "이제는 나를 엄마라고 부르는 이 아이와 8개월 전부터 같은 집에 살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재 사랑의 손은 11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미용 봉사의 특성상 회원들 구성이 여성들 위주로 돼 있는데 유독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유일한 남성회원 권영수(58) 씨. 황둔에서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권 씨는 원래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다녔는데 2년 전 봉사활동 장소에서 사랑의 손과 우연히 만난 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

권 씨는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지역사회에 손길이 필요한 분들께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우연한 계기로 사랑의 손 회원들과 함께 하게 됐고, 뜻이 같은 분들과 함께 어울리니 늘 재미있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윤상숙 회장은 "깔끔하게 정돈된 머리를 보고 밝게 웃음짓는 그들을 볼 때의 성취감과 보람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회원들과 함께 능력이 닿는 한 우리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동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