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천사운동 후원금이 역대 최고 금액인 1억3천500만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간 월간 후원금이 1억원을 밑돌면서 천사운동 분위기가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11월부터는 다시 종전 수준인 1억원을 회복했고 지난달에는 최고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특히 12월과 1월은 매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희망 나눔 캠페인이 진행되는 시기여서 후원금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시기다. 게다가 혹한과 구제역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등 물가가 치솟은 시기였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공금유용 때문에 전국적으로 모금액이 줄었다는 보도가 나오기까지 했었다. 그러나 희망나눔 성금액 역시 역대 최고금액인 5억6천여만원에 달했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마디로 말하면 원주시민의 나눔문화가 성숙해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천사운동을 시작한 김기열 시장이 물러나고 원창묵 시장이 취임하면서 관주도로 진행해 온 천사운동을 민간주도로 전환키로 했다. 이에 일부에서는 천사운동 후원금이 감소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그동안은 원주시 행정부서와 읍면동 공무원들이 천사운동 모금을 주도했었는데 공무원이 나서지 않게되면 후원금 감소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었다. 예상 가능한 전망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원주시민들의 나눔문화가 일반의 생각을 넘어설만큼 성숙해졌음을 보여준 것이다.

원주투데이는 창간이후 지금까지 '이웃을 돕는 사람들'이라는 고정물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성금이나 물품을 전달하거나 봉사활동을 한 사람들에 대한 내용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나눔과 봉사만큼 소중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웃을 돕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데 남을 돕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반면에 재산이 상당한데도 남을 돕는데 인색한 사람들도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나눔문화는 한 도시의 시민의식 수준과 지역사회 분위기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으며 이 부분에서 원주는 우리나라 어떤 도시보다도 성숙한 도시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정부에서도 원주에서 시작된 천사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10월4일 천사데이를 법정기념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하니 원주시민 모두가 자긍심을 가질만한 일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나눔문화를 원주의 소중한 자산으로 생각하고 더욱 활성화하고 성숙시키는데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와함께 천사운동 민간 전환이 31만 원주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천사운동으로 승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