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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혜 원주장애인복지관 관장
소외된 이웃과 50년 '벽안의 천사'
2011년 01월 31일 (월) 이혜원 객원기자 wonjutoday@hanmail.net
   

어머니의 푸근한 미소를 머금은 외국인 할머니. 그녀를 보고 처음 떠올린 느낌이었다. 원주장애인복지관 서미혜(71) 관장은 청바지의 티셔츠 차림의 캐주얼한 복장과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복지관을 지키고 있었다. 2004년 복지관 개관 당시부터 관장직을 맡아 지속적인 장애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그녀에게 어떻게 한국에서 긴 세월을 보내게 되었는지 들어봤다.

서 관장이 처음 한국을 찾았을 때는 전쟁의 상처가 채 가시기 전인 1960년. 그녀의 나이 21살때였다. 대학 졸업후 캐나다 선교사 신분으로 한국땅을 밟았고 처음 3년간은 한국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하지만 한국의 열악한 보건환경을 지켜보면서 이를 개선하겠다는 결심으로 고국으로 돌아가 간호학을 전공한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간호사 신분으로 처음 자리를 잡은 곳은 광주기독병원 보건사업소였다. 8년 넘게 결핵환자와 신생아를 돌보는 일을 했다. "그 당시는 보건에 관한 인식 자체가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신생아들에 대한 예방접종이 어려웠고 결핵환자들 같은 경우에도 치료약이 변변치 않았죠. 당시 광주가 큰 도시라고 해도 교통망이 좋지 않아 동료들과 함께 환자들을 직접 찾아가는 가정방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1974년 원주의대 교수로 임용되면서 전국 최초로 지역사회 보건과를 개설하는 등 혁신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40년 가까이 지역에서 일하며 워낙 많은 환자들을 대해 모든 사람들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생후 4개월때 신생아 환자로 만났던 아기는 어느덧 성인으로 자라 원주장애인복지관 작업활동실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가 되기도 했다.

"어머니가 저를 보더니 기억을 해주시더라구요. 제가 가정방문해서 치료해 줬던 아기가 지금 이곳에서 일한다구요. 신기하다는 생각과 인연의 소중함을 알았죠." 서 관장은 복지관에서 일하며 가장 보람있었던 사업으로 우아미 학교를 꼽았다. 여성장애인들의 역량강화 교육사업으로 시행 첫해에는 원주와 부산 두곳에서만 진행됐다. "여성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업이었죠. 집안에만 있던 여성장애인과 자녀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 호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계속되고 있구요."

서 관장은 1939년생으로 70세를 넘겼다. 복지관 관장 정년이 65세인데 정년을 훌쩍 넘기고도 관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관장을 맡을 당시 조례에 임기 8년이 보장됐기 때문. 캐나다 이름은 Margret Storey(마가렛 스토리)로 한국에서 처음 만난 목사님의 권유로 Storey의 S를 따서 '서'씨로 이름은 Margret의 M을 따서 '미'로, 미혜라는 이름은 미와 혜자가 잘 어울린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서미혜라는 한국이름을 지었다.

나이가 들면 고향 생각이 절실할 법도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갈 생각은 전혀 없단다. 젊은 시절 캐나다를 떠나 50년 넘게 한국에서 살았으니 한국이 고향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가 태어난 곳은 위니팩이라는 곳으로 캐나다 국토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

"50년 넘게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사회가 차츰차츰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 좋습니다. 시내버스가 저상버스로 바뀌고 초등교육부터 시작된 청원학교가 중등부, 고등부, 유치부까지 확대되는 등 장애인 시설이 하나하나 늘어가는 것을 보는 자체가 흐뭇한 일입니다."라고 말하는 그에게 있어 국적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였다.

서 관장은 한국에 처음 왔을때 갱생원이라는 시설에 걸인과 노숙자, 장애인을 한데 모아 놓고 생활하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가족 구성원 가운데 장애인이 있으면 시설에 보내는 경우가 허다했죠. 이럴 경우 가족과 단절될 수 밖에 없는데 복지관이나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면 가족과 헤어지지 않고 생활할 수 있죠. 더 나아가 가족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시설이나 복지문제에 대해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장애인 시설이 늘어나면 장애인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의 복지도 윤택해 진다고 봐야 합니다. 저상버스의 경우도 일반버스보다 승하차가 쉽죠. 아마 이용해 보신 분들이라면 공감하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청각장애인을 위해 만들어진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도 이제는 대중화 되어서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하는 만큼 너와 나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하는 배려시설이 충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근대역사와 평생을 함께 해온 서미혜관장. 미혼의 몸으로 50년 넘게 한국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했다는 그녀의 얼굴에서는 특유의 여유로움과 소박한 인자함이 가득했다.

이혜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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