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논리 절감…역량 높이려 인맥형성 주력/국정감사 정책자료집 화제…여야 구분없이 대화

원주가 발전하려면 모두가 합심단결 해야 합니다. 한 사람만 똑똑하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더라구요. 아이디어 내는 사람이 있고, 추진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의정활동 시작한 지 5개월 지났다. 밖에서 봤던 국회와 안에서 본 국회는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예상은 했었지만 국회에 입성하고 보니 강원도의 힘이 참으로 약하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첨단의료복합단지 빼앗긴 것이 참으로 억울한데, 힘 있는 자가 빼앗는 것은 어렵지 않더군요. 힘의 논리 현장을 목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의 장점은 여야 의원 가리지 않고 가깝게 지내려고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여당의원들이 인기투표로 국회의장 뽑으면 제가 될 꺼라는 농담을 합니다. 국회 예결위원장 내정자인 울산 정갑영 의원과 매우 가깝게 지내는데, 앞으로 제가 부탁하면 본인의 지역구 일처럼 밀어주겠다고 하더라구요.

국토해양위원장인 제천시 송광호 의원과는 그다지 가깝지 않은데 올해는 어떻게든 친해지려고 합니다. 강원도의 정치적 역량이 낮기 때문에 역량이 높은 의원들과 친분을 맺어 활용하려는 것입니다.

또한 이광재 도지사의 위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어요. 이광재 도지사가 청와대에 있을 당시 사무관, 서기관, 국장들이 지금은 장·차관이 돼 있으니까 이광재 도지사가 과거 친분을 매개로 부탁하면 상당한 영향력이 발휘되더라구요.

인맥형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또한 논리적 설득이 필요하다는 것도 느꼈어요. 수도권전철을 원주까지 연장하는 것이 대한민국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것이고, 예산의 효율적 집행에 관해 타당한 근거를 만들어야만 관계공무원들을 설득할 수 있어요. 장관을 설득하는 사람이 관계공무원들 아닙니까. 그래서 관계공무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 개발이 매우 중요합니다.

민주당 내에서 출석 우수의원에 선정됐고, 교정시설 설치 및 주변지역지원에 관한 법률 발의, 350쪽 분량의 국정감사 정책자료집을 7권 만드는 등 짧은 기간에도 의정활동을 활발히 하셨습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보좌관들과 논의하면서 각종 자료를 찾아 정책자료집을 만들었는데 야당 의원들은 별로 참고를 안했는데 오히려 여당 의원들이 제 정책자료집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하더라구요. 지금까지 이렇게 체계적으로 준비한 정책자료집은 보지 못했다는 칭찬도 들었습니다.

피감기관 별로 문제의식을 갖고 이슈나 현안을 정해 정책자료집을 만들었어요. 교정시설 설치 및 주변지역에 관한 법률안은 제가 주도해 발의했는데, 원주교도소 이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교정시설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고, 교정시설 이전 지역은 문화기반 시설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법제사법위원회만 통과된다면 이 법안이 제정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형의 수용자 처우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발의했는데 법무시설기준을 공개하지 않아 수용자의 인권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인권개선에 대한 법무부령을 만들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장애아동복지지원법과 조세특례제한법은 공동 발의 했습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멀티콤플렉스센터 건립은 제 공약사항이기도 한데 지난해 85억원이 지원되기로 돼 있었는데 45억원만 책정된 겁니다. 그래서 원창묵 시장, 연세대 윤형로·김영호 교수, (주)리스템 문창호 사장과 함께 사방팔방 노력한 덕분에 빠르게 해결이 됐습니다.

신이 날 정도였어요. 또 지난해 원주시농업인의날 행사비 5천만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원주시에서 저에게 부탁해 쉽게 될 줄 알았는데 지원받을 근거가 없어 무척 애를 먹었어요. 원주가 농업인의날 발상지라고 아무리 설득해도 안되더라구요. 결국 최인기 농림수산식품위원장에게 부탁해 3천만원을 확보했어요. 비록 2천만원은 깎였지만 저는 3천만원을 확보하면서 무슨 일이든 끈질기게 달라붙으면 성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이 붙었어요.

올해 의정활동 중 꼭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여주-원주 복선전철사업이 조기에 진행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 조사를 앞당기는 겁니다. 기획재정부 재정평가위원회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지시하면 되는데 작년 12월 열린 재정평가위원회에서는 보류가 됐어요.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확정 고시되면 자연스럽게 예비타당성 조사 우선순위에 포함되는데 저를 비롯해서 원창묵 시장과 이광재 도지사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느냐에 따라서 조기 착공이 결정될 겁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 현재 경로당 지원이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채 지원되고 있는데 관련법안은 상정돼 있지만 신경 쓰는 의원이 없어요. 올해 꼭 경로당 지원근거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자녀 보육료 늘리는 문제도 관심을 가질 것입니다. 지역현안으로는 부론면 정산리 송전선로 철탑 건설사업이 정산리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풀릴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 민속풍물시장이 인정시장 등록을 받아 시설현대화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가려운데 긁어달라고 저를 뽑아주신데 대한 보은 차원입니다.
　
거의 매일 서울을 오가느라 피곤할텐데.

등산을 다녀오면 기본좋은 피곤함으로 잠을 잘 자지 않습니까. 피곤은 합니다만 불쾌한 피곤이 아니라 상쾌한 피곤이라고 보시면 돼요. 보통 오전8시45분에 민주당 대표실에서 회의를 하기 때문에 새벽 6시30분 버스를 타는 경우가 많아요. 국회를 다녀오는 경우는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데 국회가 아닌 외부활동을 해야 할 때는 승용차를 탑니다.
　
대한민국 국회는 여야가 싸움만 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돼 있습니다. 국회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당은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고 하는데 정부·여당을 감시감독하거나 견제하는 역할을 야당이 제대로 해야만 국민이 낸 혈세가 올바르게 쓰여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난 연말 국회에서 여야 의원간 멱살잡이를 하는 현장에 저도 있었는데, 저는 도저히 멱살잡이에 끼여들 자신이 없어 주변을 배회했습니다. 올 연말에도 똑같은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올해 의정활동과 관련해 계획하고 있는 일은.

서민 자녀 보육료 지원을 늘리는 것과 경로당, 노인대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안이 국회 상임위에 계류돼 있는데 올해 통과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또 지역주민들이 저에게 제기한 민원이 모두 35건인데 지금까지 8건은 처리했어요. 나머지 민원 처리에도 노력하겠습니다.

원주가 발전하려면 국회의원인 저를 비롯해 원주시장, 관계공무원, 전문가 및 단체가 합심단결 해야 합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보니까 누구 한사람만 똑똑하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은 없더라구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있고, 그걸 적극 추진하는 사람이 있고 하니까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합니다.
　
시민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토끼는 다산, 지혜, 장수, 풍요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올해가 토끼의 해인 만큼 원주시민 모두 토끼가 상징하는 것처럼 다산, 지혜, 장수, 풍요가 넘치길 바랍니다. 원주를 생명도시, 건강도시, 행복도시라고 부르는데 정말로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가장 많이 낳고, 장수하는 노인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대담: 오원집 편집국장·정리: 이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