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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금메달 일등공신 정만화 상지여고 감독
대회 두달 전 지휘봉 '기적 일궜다'
2010년 12월 06일 (월)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 정만화 감독(왼쪽)과 정 감독의 지도를 받아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을 획득한 지영준 선수.

  학교 수업 병행하며 매일 새벽5시부터 구슬땀
  "고교 교사가…" 주변 질시 일축 결과로 증명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이 폐막됐다. 굵은 땀방울의 결실로 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에게 박수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그 뒤에는 묵묵히 선수들을 지도해 온 지도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육상 중·장거리 명문 상지여고를 이끌고 있는 정만화 감독은 그들 중에서도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아시안게임 폐막일인 지난달 27일 마라톤 금메달을 고국에 안긴 지영준을 조련한 이가 바로 정 감독이다. 대회 개막 두달을 앞두고 지도에 나서 일궈 낸 '기적'같은 일이다.


 정 감독이 지영준과 인연을 맺은 것은 2년전인 2008년 9월. 황영조, 이봉주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던 지영준이 소속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도피처로 경찰청에 몸담고 있을 무렵이다. 정 감독의 제자이자 현재 지영준의 아내인 이미해(당시 상지여고 육상부 코치) 씨가 가교역할을 했다.


 전역을 앞두고 진로를 고심하며 방황하는 약혼자를 걱정하던 이 씨가 '마지막 희망'이라는 생각으로 정 감독에게 간곡한 부탁을 했고 제자의 청을 받은 정 감독이 육상선수로선 하향세에 있던 지영준의 지도를 맡게됐다.


 반신반의하며 정 감독을 찾은 지영준도 식생활부터 정신자세까지 한마디로 '세심한 맞춤형 지도'를 하는 정 감독에게 마음의 문을 열었다. 분석적이고 과학적인 지도로 정평이 난 정 감독의 지도는 정확했다. 지영준이 일정거리를 달린 후 남보다 빨리 당이 소비되는 신체적 특성을 가졌다는 것을 파악한 이도 정 감독이다. 결과는 곧 나타났다. 지영준은 2009년 동아마라톤 대회에서 10분대에 골인하며 부활을 예고하더니,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선 2시간8분대를 끊으며 한국마라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올해 초까지 국가대표 마라톤 코치를 맡았던 정 감독이 마라톤계의 질시와 학교 사정 등의 이유로 그만 둔 뒤에는 잠시 다른 코치가 지영준을 지도하기도 했지만 지영준을 속속들이 알고있는 정 감독을 대신할 순 없었다. 그때 힘을 실어 준 이가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기술위원장. 지영준에게 정 감독 이외의 대안은 없다고 판단한 황 위원장이 주위의 모든 반대를 뿌리치고 광저우아시안게임 두 달여를 남기고 지영준을 다시 정 감독에게 맡기는 모험을 강행한다. 한국 마라톤사에 실업팀 지도자가 아닌 고교 교사에게 대표팀 감독을 맡긴 것은 정 감독이 처음이다.


 정 감독을 무한신뢰 하는 지영준에겐 이미 그 때 이번대회 금메달이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정 감독은 원주에 캠프를 차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40㎞ 코스를 뛰게 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했다. 교사신분으로 낮에는 수업을 하고 매일 새벽 5시부터 운동장으로 나가 지도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한국마라톤 부흥이라는 간절한 바람이 그를 버티게한 힘이었다.


 1%의 가능성이 보이면 무슨일이든 했다. 사비를 털어 정 감독과 지영준의 가족들이 중국까지 원정응원을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경기 전 국제대회 때마다 좋지 않았던 결과 때문에 불안해 하는 지영준을 다독인 것도 정 감독이다. 지영준도 금메달이 확정된 후 "'날 믿고 연습한 대로만 하면된다'는 정 감독의 든든한 한마디가 큰 힘이 됐다"며 정 감독의 헌신적인 지도에 감사함을 전했다.


 정 감독은 "중계화면에 잡히지는 않았지만 결승선을 통과한 영준이가 가장 먼저 찾은 이가 나라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그동안의 고생을 모두 잊었다"며 "사실 이번에는 열정 하나만으로 따낸 금메달이지만 전담지도자를 배정하는 등 앞으로 한국마라톤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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