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시절 수도권 과밀과 집중을 막고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몇가지 의욕적인 사업을 진행했는데 그 중 하나는 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세종시 건설이었고, 또 한가지는 수도권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분산 이전하는 혁신도시 건설과 기업도시 조성이었다.

MB정부 들어서서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 기조는 3차원적 신지역발전정책으로 초광역개발권과 광역경제권 그리고 기초생활권으로 나누어 초광역개발권은 6대 벨트로 나누어 대외 개방형 국토개발 및 광역권간 연계를 통한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국가가 주도하며, 광역경제권은 경제 산업권과 역사 문화적 동질성을 감안하여 광역단위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 5+2 즉,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 동남권+강원권, 제주권으로 나누어 5+2 광역위원회가 주도하며 기초생활권은 시·군이 주도하게 정책 기조를 잡았다.

특히 강원도는 경제권과 행정구역이 일치하는 단일 경제권으로 설정돼 기존에 추진하고 계획했던 경제방향과 정책을 잘 접목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따라서 그간 강원도에서 가장 유망하고 미래지향적이고 강원도를 대표할 수 있는 산업을 선도산업으로 지정하여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을 이끌어낸다면 강원도 미래 동력으로 강원도를 견인하고 고용창출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강원도는 삼각테크노밸리라는 정책기조로 춘천권은 바이오산업, 원주권은 의료기기산업, 강릉권은 신소재산업을 전략적으로 집중 육성해왔는데 특히 원주의 의료기기산업은 중앙정부도 인정할 만큼 성장과 발전이 괄목할만 하고 정부에서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 및 산·관·학의 혁신사례로 수차례 정부표창과 포상 그리고 성공사례로 소개돼 대통령도 두 번씩이나 다녀갈 정도로 미래 동력산업으로 주목받은 바 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강원도의 선도산업은 엉뚱하게도 의료융합과 의료관광으로 설정돼 버렸다.

당연히 강원도 선도산업은 의료기기나 바이오 아니면 신소재산업으로 지정해 삼각테크노밸리를 발전시키고 완성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료융합이란 희안한 발상과 아직은 요원하기만 한 의료관광이란 산업을 선정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선도산업으로 둔갑해 결과적으로 광역경제권의 그림자가 되고 만 것이다. 5+2 광역경제권 사업은 MB정권 5년의 기간동안 최대한의 투자와 지원을 이끌어내야만 하는 한시적 정부 지원사업이란 것을 모를리 없는 강원도였음에도 이렇게 모호한 선도산업을 지정한 저의가 궁금하다.

의료융합 분야는 지난 2년간 240억을 투자해 163명의 고용효과와 410억원의 수출을 올리는데 그쳤고, 의료관광 분야 역시 114억을 투입해 매출액 2억5천500만원과 270여명의 해외환자를 유치하는데 머무르고 말았다. 반면 원주를 중심으로 한 강원 의료기기산업은 2009년 118개 업체에서 총매출 6천26억원대를 돌파했으며 3천266명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앞으로 수년내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원주권 의료기기산업은 02년부터 0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39%, 수출액 성장률 48%를 달성하며 국내 의료기기산업 생산액의 15%와 의료기기 수출액의 26%를 차지하면서 2009년 현재 매출액 3천418억원대를 돌파했으며 2천330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 했을 뿐만 아니라 향후 강원경제를 이끌 선도사업으로 평가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아쉽게도 지난해 정부가 추진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에는 실패하고 말았지만 그에 버금가는 투자와 지원만 뒤따른다면 그 어느 지자체도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강원 광역경제권 출범 2년간 2조8천억이 투입돼 선도산업 및 전략산업에 투자됐다고 하지만 그 성과에 대하여서는 선뜻 성공한 투자라고 말하기 쉽지않은 모양새이다.

강원도는 원주권에 대한 타지자체의 견제와 불만(?)을 공공연히 얘기해오고 있다. 지난번 정권 때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를 모두 차지했기 때문에 더 이상 원주에 다른 것을 주면 안된다는 무언의 합의(?)가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원주 역시 더 이상 강원도에서 받을 것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작년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역시 그 틀 안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강원도와 강원도 출신 정부 인사의 인식이 작용했으리란 추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인 것이다. 우리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로 지방자치단체의 발전을 도모해보지만 만의 하나 이번 광역경제권의 선도산업 선정과 관련해 그런 발상에서 선정됐다면 강원도의 선택과 집중은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할 수 없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