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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의 딜레마
2010년 09월 13일 (월) 김기봉 태장1동 주민자치위원장

성공하고 있는 도시들, 요즘 '창조도시'가 유행이다. 그 도시들이 성공하고 있는 조건들을 분석해 보면 재미있는 공통점들이 발견된다. 두바이와 같이 큰돈을 들여 순간적으로는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그 생명력은 그리 길지 못하다. 돈으로 세운 도시는 계속 돈으로 발전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하여 작지만 의미 있게 지역자원을 창의적으로 가꾼 도시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매력적이 된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감동한다. 그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요, 좋은 도시(Good City)다. 그래서 관내에 있는 시유지 '우리환경' 터에 작은 도서관과 주민들을 위한 문화복합시설을 지어달라고 주민대표들과 함께 청원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시장은 그곳에 다른 건물을 지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시장이 검토지시를 내리고 내부 결제까지 내린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시장은 지금 고민을 하고 있다. 장고를 하고 있다. 장고 끝에 악수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현명한 선택과 결단을 내리길 많은 주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시장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한다. 행정의 효율성과 비용의 절감이라는 행정의 순기능을 앞에 두고 스스로 내린 결정을 뒤집는다는 것이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우리 주민들은 신중한 고민을 하고 계시는 이런 시장이 고맙고 한편으로는 죄송하다. 하지만 주민들에게는 절박하다.

국가가 '자유수강권'이라는 제도를 통해 기초생활수급 학생들에게 방과후 학교의 특성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도 학생들과 학부모는 사용 또는 활용하지 않는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그들에게 문화예술 활동이란 사치스런 행위일 뿐이다. 그러나 지식정보화사회를 너머 우리는 이미 창의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문화예술 활동은 고급 취향이나 취미가 아닌 상상력, 감수성, 창의성을 신장하는 데 필요한 의무교육이다. 비평준화를 평준화로 바꾼다고 아이들과 부모들의 삶의 질이 나아지는 것이 아니다.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행정은 그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그동안 태장1동은 화장터와 대형 분뇨통, 쓰레기 매립장 등으로 지역 발전이 지연되어 주민들의 원망하는 소리가 높다. 그런 상황에서 아파트들은 대거 신축되어 이미 3천세대에 육박하고 있으며, 아파트 신축 허가 완료건수도 2천500세대가 추가로 나 있다. 그런 동네에 주민들을 위한 편의기반시설은 전무하다.

행정의 효율성과 비용의 경제성 이유만으로도 행정명령 내리면 그만이겠지만 민간 출신의 시장은 행정의 가치와 행정의 효율성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시장의 시정철학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택과 결단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행정의 효율성도 궁극적인 목적은 주민의 행복이다. 행정의 딜레마, 그 평가를 길게 보길 권한다. 시장님 스스로 한번 한다는 자세로 소신껏 해보겠다고 공언하지 않았는가. 힘든 선택의 시간이겠지만, 감동할 준비가 되어있는 주민의 입장에서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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