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면적 6년만에 8배 확대…연매출 3억원

"98년 쯤이던가요? 처음 850㎡ 정도 되는 밭에 옥수수를 심었죠. 당시 수확한 옥수수 80~100상자를 길거리에 내놓고 팔았는데 이틀 만에 동이 나더군요. 그 재미에 옥수수 농사에 뛰어든 것 같아요".

소초면 흥양 찰옥수수 작목반 원연호(49) 반장을 만났다. "아직 옥수수 수확도 못했는데 벌써 300상자 정도 주문이 밀려있다"며 수확하랴, 찰옥수수 축제 준비하랴,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원 반장이 어렵게 시간을 냈다.

원 반장은 "지난 2004년 동네주민들과 찰옥수수 작목반을 결성해 3만3천㎡에 옥수수를 심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26만㎡로 크게 늘어났고, 연매출로 3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의 노력으로 재배한 찰옥수수가 대·내외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음은 물론 농가들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흥양 찰옥수수 작목반원들은 이번달 말 본격적인 옥수수 수확을 앞두고 지갑을 두둑하게 해줄 옥수수가 얼른 자라길 고대하고 있다. 이들이 수확한 옥수수는 시장에 낼 겨를이 없다.

택배, 인터넷 판매, 현지판매로 전량 팔려나가기 때문. 한번 맛 본 사람들은 다음해에, 그 다음해에도 흥양 찰옥수를 찾는다고 한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 알게 됐는지 모르지만 흥양 찰옥수수는 이미 전국적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전체 판매량 중 20%가 원주시민에게 판매되고, 나머지 80%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과 전라도, 경상도 지역까지 판매되고 있다.

흥양 찰옥수수 인기에는 10개 농가 작목반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가까운 홍천에 비해 옥수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한 작목반원들은 고품질 찰옥수수를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 했다. 웰빙식품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전체 농가가 무농약인증을 받았고 화학비료가 아닌 퇴비를 사용해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다. 옥수수 밭에는 부직포를 깔아서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하고 비가 올 때는 적당히 수분을 흡수하고 가물 때는 수분 배출을 최소화 하는 방법도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상태로 옥수수를 제공하기 위해 파종기인 3월말부터 약 열흘간 순기별로 옥수수를 나누어 심고 있다. 원 반장은 "옥수수는 타 작물에 비해 저장성이 떨어지는 편이다"며 "한 번에 파종하는 것보다 순기별로 나누어 파종하면 한번에 밭 전체를 수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선한 옥수수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찍 수확을 마친 자리에는 옥수수를 다시 심는 이모작이 가능하며, 10월말까지 수확할 수 있다.

흥양2리에서 나고 자란 원 반장은 흥양초, 대성중, 영서고를 졸업했다. 농사에 뛰어든 건 군대 제대 후. 아버지의 대를 이어 농사를 짓게 된 원 반장은 농사일이 힘에 부쳐 잠깐 방황했다. 농사를 그만두고 지난 91년 전기설비직을 한 것. 하지만 5년이 지난 후 원 반장은 돌아왔다.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원주시4-H연합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음을 다잡고 일했다고 한다.

흥양 찰옥수수 작목반원들이 준비한 '제5회 흥양 찰옥수수와 소비자와의 만남의 날' 행사는 오는 27일 오전11시 흥양초교에서 열린다. 지난 2006년 흥양 찰옥수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치악산 찰옥수수 맛보기 행사'로 시작한 것이 어느덧 5년째. 막 쪄낸 옥수수를 입으로 호호 불어가며 먹는 맛을 아는 이들이 매년 찾아와 성황을 이룬다.

흥양 찰옥수수 작목반은 현재 미백2호, 미흑찰을 중점적으로 재배하고 있다. 이번달 말 수확기부터 20개짜리 1상자에 1만원, 30개짜리 1상자에 1만5천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박동식 기자 ds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