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3만명 돌파…천사운동 10만계좌 달성
여산골프장 건립·원주천 생태하천 조성 논란 후끈

2009년 원주도 국내 여타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해 다들 힘들어했다. 그러나 타 도시와 비교해 두드러진 점은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따뜻한 마음이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됐다는 것이다. '더불어 함께 사는 행복한 원주'에 성큼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 것.

또한 이웃간 닫힌 마음의 빗장을 푸는 노력이 다방면에서 시도된 것도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 새마을운동'이 25개 전체 읍면동에서 활발하게 추진된 것도 이러한 노력에 큰 보탬이 됐다.

지역상품 애용운동이나 로컬푸드가 진지하게 고민되고 시도된 것 역시 원주와 원주시민들을 가슴으로 껴안는 지역사랑에서 비롯됐다. 희망근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각계의 자원봉사를 통해 귀래면 운계1리 유현마을을 희망마을로 바꾸며 전국에서 주목하도록 만든 것도 지역사랑이 초석이 됐다.
　
천사운동 10만계좌·자원봉사자 수 3만명 돌파

올 10월은 이웃돕기 문화가 타 도시에 비해 매우 성숙됐음을 확인케 한 달이었다. 시민서로돕기-천사운동에 10월 한달간 2만2천538명이 참가해 10만244계좌를 후원함으로써 월 후원금이 1억원을 돌파한 것. 원주시가 지난 2006년 수립한 '2만명, 10만계좌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지난 2002년 8월 시민서로돕기운동으로 시작돼 천사운동으로 바뀌면서 1계좌에 1,004원이라는 소액 후원으로 진행돼 후원자가 드디어 2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천사운동 후원금으로 600세대에 매월 13만원씩 지원되고 있으며, 원주시는 저소득층 집수리 자원봉사에도 후원금을 투입해 도배·장판 및 보일러 등을 교체토록 도울 계획이다.

등록 자원봉사자 수가 3만명을 돌파한 것도 10월이다. 전국적으로는 전체 인구의 7%가 자원봉사자로 등록돼 있으나 원주는 10%에 육박하면서 타 지자체에 비해 자원봉사가 활발하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했다. 사회지도층이 자원봉사에 앞장서자는 취지로 시작된 '지도자 자원봉사'도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웃돕기와 자원봉사가 활성화되면서 원주는 전국에서 이웃돕기문화가 가장 성숙한 도시로 주목받고 있으며, 시민들에게는 큰 자부심이 되고 있다. 불우이웃에게 생필품을 무상 제공하는 푸드마켓이 도내 최초로 원주에서 문을 연 것도 인구가 도내 최대인 이유도 있지만 이러한 성숙된 이웃돕기 문화가 탄탄한 기반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 새마을운동, 소통문화 창출

이웃돕기 문화가 크게 성숙하기까지 '신 새마을운동'의 기여를 빼놓을 수 없다. (사)원주시새마을회가 신 새마을운동을 추진하면서 읍면동 별 새마을지도자협의회, 새마을부녀회는 앞다퉈 마을공동체 복원 및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업을 전개했다. 명아주지팡이 만들기, 저소득층 집수리, 도로변 꽃길조성 등 지역특색에 맞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했으며, 원주시는 올해 처음으로 이같은 사업에 예산을 지원했다.

신 새마을운동의 절정은 지난달 17일 열린 김장김치 경연대회였다. 새마을회원들이 직접 재배한 배추를 읍면동 별로 200포기씩 전달한 후 솜씨를 겨루는 행사였다. 김치에 매실즙을 섞거나 감자를 갈아 버무리는 등 비장의 무기를 선보이는가 하면 삼삼오오 모여 소줏잔을 기울이며 행사를 즐겼다. 물론 이날 만든 김장김치는 전량 불우이웃에게 전달됐다. 게다가 행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읍면동 별 화합을 이끌어냈고, 소통의 문화를 창출했다는 점에서 큰 성과로 평가됐다.

특별한 음악회·특별한 김장축제

지난 10월 24일 판부면 서곡초교 운동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다. '음악으로 소통하는 행복한 용수골 마을 공동체'를 주제로 상지학원발전기금재단으로부터 500만원을 지원받아 마을 음악회를 개최한 것. 젊은이들이 시작해 주민들을 설득하며 모두 70여명이 참가했으며, 무대에 서지 않은 주민들은 무대를 만들거나 먹을거리장터를 운영하며 주민 전체가 어우러지는 음악회를 만든 의미있는 시도였다. 당초 계획에서 일부 어그러지며 어설펐던 부분도 눈에 띄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욱 정감있게 다가왔다.

흥업면 매지3리 회촌마을에서 지난달 22일 개최한 '회촌 김장축제'도 축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회촌마을 영농조합법인이 주민들이 생산한 배추 3천500포기를 수매해 김장김치로 만들어 판매한 행사로 회촌마을 브랜드를 확립하고, 농가수익에도 기여하는 산업형 축제의 성공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은 것.

김장만 판매한 게 아니라 김치 만들기 강좌를 열고, 고구마·감자 구워먹기, 삼겹살·보쌈 파티, 노래자랑 등 농촌의 풍요로운 인심도 한껏 뽐냈다. 용수골 마을음악회와 회촌 김장축제는 천편일률적인 마을축제에서 벗어나 지역특색을 한껏 살렸고, 이웃간 닫힌 마음을 여는 아름다운 열쇠였다.
　
사회적 이슈, 내년으로 넘어가

올 한해 원주사회를 뜨겁게 달군 논란으로 신림면 구학리 여산골프장 건립사업, 원주천 생태하천 조성사업, 1군지사 이전사업, 치악전술훈련장 이전사업을 들 수 있다.

여산골프장 및 원주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은 환경훼손 여부가 논란의 중심이었다. 여산골프장은 시유지가 골프장 내에 포함되면서 시유지 매각에 따른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심의해야 하는 원주시의회로 공이 넘어간 상태이다.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에서 골프장 조성을 반대하면서 시유지도 매각해선 안된다고 시의회를 압박하고 있어 시의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고 있다.

원주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은 최근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잇딴 비난이 제기돼 원주시가 차후 어떻게 공사를 진행할지 주목된다. 홍수 등 재난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원주시로서는 난감한 입장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1군지사 이전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성을 이유로 원주시, 국방부와 맺은 3자협약을 파기하면서 핵으로 부상했다. 국방부가 국방·군사시설이전 특별회계로 내년부터 이전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지만 예산확보 및 1군지사 부지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업지연이 우려되고 있다. 치악전술훈련장은 판부면 서곡리 추진이 무산되면서 호저면 무장리를 새로운 후보지로 점찍었으나 또다시 지역주민 등의 반발이 거세지는 형국을 띠고 있다. 이밖에 추모공원 조성사업도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올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이같은 주요 논란은 올 한해 원주를 뜨겁게 달궜으며, 내년에도 원주의 주요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

	▲ 신림면 구학리 주민들은 지난달 시의회를 방문해 여산골프장 예정부지 내 시유지 매각을 시의회에서 반대할 것을 요구했다.

	▲ 지난달 17일 열린 새마을회 김장김치 경연대회. 이날 점심시간에 열린 노래자랑 대회에서 새마을부녀회원들이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지난 9월 열린 지도자 자원봉사 출발식 행사에서 자원봉사를 신청한 각계 대표들이 자원봉사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새마을회 김장김치 경연대회에서 읍면동 별로 제출한 김장김치를 심사하는 모습. 이날 판부면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