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갑자기 추워진 탓에 김장을 미처 수습하지 못한 주민들이 꽤 있다.
점심시간에 찾은 식당(태봉염소탕) 주인 할머니가 "갑자기 추워진 탓에 김장무우가 많이 상했다"며 "비 그치면 김장을 서둘러야겠다" 하신다. 원마트에도 김장시장을 한쪽에 개장해 배추와 무우 각종 양념재료들을 쌓아놓고 고객들을 기다리고 있지만 비가 와서 그런지 코너를 찾는 손님은  한산했다.

이런 건 조금 고쳤으면

원마트 김장시장코너에 쌓여있는 소금자루에 인쇄된 글씨다
'장담이', '저림용' 아마 '장담기'용으로 쓸 수 있고, 배추 '절임용'으로도 쓸 수 있다는 말을 저렇게 인쇄한 모양이다. 태장2동에는 다문화가족들이 꽤 있는데 저걸 어떻게 이해할까? 

'자기집 대문앞 눈쓸기'를 강제하도록 하는 조례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대문을 벗어나면 관리까지도 벗어나는 게 주택가 요즘 인심이다. 오죽하면 이런 조례까지 만들어졌을까 싶다. 가을을 거치면서 떨어진 낙엽이 대문 앞에 저토록 쌓여있어도 치우지 못할 만큼 '무관심'한 건지 아니면 내가 치워야 할 몫이 아니라고 판단하는건지. 오가는 사람은 집과 대문을 한번 더 쳐다보는데….

'당신의 양심을 버리시겠습니까?' 저토록 양심거울 앞에도 버젓이 쓰레기를 투기하시는 분들의 눈에는 이미 '양심거울'은 거울도 아닌듯 하다. 한번도 아니고 이미 습관처럼 되버린것 같아 우두커니 시민들의 양심을 향해 서있는 거울이 가을비 속에 처량하기만 하다.

남의집 대문 앞에 얼마나 불량하게 주차를 했기에 저토록 살벌한(?) 구조물들이 아파트 입구에 설치되어 도로를 이용하는 차량까지 불편하도록 할까! 가뜩이나 오가는 정 사라졌다는 아파트문화에 더하는 듯하여 씁쓸하기만 하다.

시민들이 파출소를 찾을때 문이 잠겨있으면 긴급히 호출하라고 설치한 수화기다.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얼굴에 때가 꼬질꼬질 하다  저걸 들고 전화하기 겁난다. 청소 좀 해 줬으면….

늦은 가을비 속에 엄마따라 길을 나선 꼬마 숙녀님! 빠르게 달리는 차바퀴에 물채이는 소리가 커서인지 지나가는 차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온 여름 빨갛게 여물어 주인에게 열매를 넘겨준 고춧대가 제 역할을 끝내고 가을비를 맞으며 포로처럼 줄에 묶여있다. 비를 맞아서인가. 꽃 피우느라 힘들어서인가. 축 처진 국화가 도로경계석에 고개를 얹고 물끄러미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얄밉게 속만 쏙 빼가고 껍질은 내동뎅이쳐진 채로 가을 채마밭에 배추잎이 널려져 온 몸으로 비를 맞고 있다.

태장2동 우성아파트 뒷편 공영주차장 공사가 비가 오는데도 한창 진행 중이다. "아저씨 공사안내판 좀 설치했으면 좋겠어요"

이동진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