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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예산편성의 효과적인 주민참여 방안
기초의회와 주민참여가 대한민국 바꾼다
2009년 11월 23일 (월)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
   
 
  ▲ 2007년 4월 상지대 창조관에서 열린 주민참여예산제도의 도입과 운영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  
 

"예산편성 주민참여, 지방자치 원동력"

원주시는 지난달 1일 원주시 조례 제911호로 '원주시 주민참여 등에 관한 기본조례'를 공포했다. 이 조례는 주민참여와 관련한 여러가지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예산편성의 주민참여이다. 조례에 따르면 원주시는 예산편성 단계부터 주민이 충분한 정보를 얻고 의견을 표명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정보공개와 주민참여의 보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예산편성 주민참여위원회를 설치해 예산편성에 관한 주민의견 수렴과 의견제출, 예산편성 공청회에 관한 사항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위원은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나 읍면동 기관·단체장협의회에서 추천한 사람과 비영리 민간단체의 추천을 받은 사람, 공개모집 절차에 따라 선정된 사람 등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조례를 발의했던 용정순 의원은 "지방자치의 핵심이 주민참여"라며 "각종 정책을 실현하는 수단이 되는 예산의 편성과정에서 주민이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지방자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조례가 제정된지 얼마되지 않아 2010년 당초예산을 확정하는 단계에서는 주민참여가 불가능하다"며 "내년에 예산편성 주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해 편성단계에서의 주민참여를 보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도비 지원에 따른 시비부담분, 연례반복사업비, 인건비와 일상경비 등을 제외하면 순수 자체예산 사업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례제정으로 규모를 떠나 내년부터는 예산편성에서 주민참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진통 끝에 탄생한 주민참여예산제
 주민참여 예산제가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용 의원은 2007년 4월 주민참여예산제 토론회를 개최하고 나서 '원주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안'을 의회에 상정했으나 부결됐다. 그러자 시민사회단체는 성명을 내고 "시의원들은 시 단위 예산에 대한 주민참여는 동의하면서도 그동안 자신들이 배타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읍면동 단위의 예산, 숙원사업비를 다루는 지역회의는 불필요하다며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비판 여론이 빗발치자 의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회의를 구성, 연 1회 소규모 시설공사를 선정하는 기능밖에 없다면 행정운영에 비효율성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며 대응했다. 당시 일부 의원들은 당시 주민참여예산제가 의회의 예산 심의·의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렇듯 주민참여예산제는 논란과 진통 끝에 탄생했고 앞으로 운영 과정에서의 논란과 진통도 예상된다.
 
"주민관심과 자치단체장 의지가 관건"

2007년 주민참여예산제 조례 제정 논란 당시 원주시가 집계했던 주민참여 예산규모는 330억원 정도였다. 주민이 참여해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 우선 순위를 정할 수 있는 규모가 330억원이라는 것. 대개 자체사업비 중에서 계속사업비를 제외한 나머지 예산이 주민참여예산 규모로 정해진다. 공포된 '원주시 주민참여 등에 관한 기본조례'에는 주민참여예산의 범위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에 이를 정하는데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2008년 6월 20일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를 공포해 시행하고 있는 대구광역시 중구. 광역시 자치구 특성때문에 주민참여 예산 규모가 5억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예산편성 주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구청장이 예산편성 방향, 주민참여예산의 범위, 주민의견수렴 절차와 방법 등 주민참여예산제 운영계획을 수립해 일정 기간 동안 구 공보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 등을 통해 이를 공고하고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이다.

의견수렴은 8월부터 새해 업무보고 전까지 이뤄지며 접수된 의견은 해당 부서에서 가능여부를 검토한다. 가능하다고 판단이 되면 예산편성 과정에 반영된다. 반영할 수 없는 것은 이유를 달아 의견 제출자에게 통보된다. 전체적인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결과는 12월에 공고한다.

중구청 기획예산실 도성환 예산담당은 "주민참여예산 규모가 작고 시행초기여서 그런지 주민 관심이 저조하다"며 "동 주민센터에 연락해 자생단체 회의 시 주민참여예산제를 홍보하고 의견을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 참여예산제가 활성화되려면 주민의 관심이 높아야 하고 무엇보다 자치단체장과 실무자의 의지가 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남정윤 중구의회 사무과장은 "주민참여예산제가 자치단체장의 예산편성권과 의회 심의·의결권을 침해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는데, 의견을 제시하는 것일뿐 결정하는 게 아니기때문에 편성권이나 심의·의결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무원과 주민, 의원과 주민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예산편성과정에서 주민이 참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양한 형태로 예산편성의 주민참여 가능"

지난 13일 대구 광역시 중구청은 '여성이 행복한 도시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대구지역 주민 의식중심으로 본 여성친화도시'를 주제로 발표한 경북대 김영화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구시 중앙도서관에 여성이 아이를 데리고 가려면 상당한 도전정신이 있어야 한다"며 건물을 지을때 여성이 배려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이 불안하지 않게 엘리베이터를 유리로 바꾸고 할머니들이 공원에서 편히 쉴 수 있게 의자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순옥 중구 주민복지과장은 "중구를 여성이 행복한 도시로 만들려고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토론 내용은 예산편성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구 공무원은 "여성을 배려하는 정책을 펼치려면 당연히 예산편성이 이에 걸맞게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치단체장의 의지 또는 주민의 요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용정순 의원은 "예산편성에 있어서의 주민참여가 꼭 신규사업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며 "성인지 예산편성과 같이 현재의 제도나 시설을 개선하는 방향으로도 주민참여예산제를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예를들어 여성을 위한 새로운 사업이나 정책을 요구하는 형태로 예산편성의 주민참여가 이뤄질 수 있고 여성을 위해 현재 제도나 시설의 개선을 요구하는 형태로도 예산편성의 주민참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참여예산제 역시 공공성 확보돼야"

지방재정법에서는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그 재정을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지방재정운용의 기본원칙을 밝히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재정을 운용함에 있어서 지출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돼 있다. 지방자치법에는 주민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균등하게 행정의 혜택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돼 있다.

이는 주민참여 예산제도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돼야 하며, 주민참여로 이뤄진 예산편성 역시 지출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또한 특정 단체나 이익집단을 위해서 주민참여예산제가 운영돼서는 안된다는 것도 말해주고 이다.

2007년 당시 정부지침에 따라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을 고려했던 원주시는 주민참여 예산제가 한정된 집단의 이익만을 대변할 수 있고, 사업예산의 경우 지역 간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의원이 소지역주의에 입각해 예산을 심의하면 안되듯이 주민참여 예산제 역시 특정지역이나 특정집단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하면 안된다"며 "공공성이 우선 확보돼야 하며 운용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집단이기주의 등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참여예산제가 잘 운영이 되려면 편성단계의 주민참여와 함께 정책결정단계에서부터 주민참여를 보장하는 제도 또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주민참여예산제가 원주시 발전에 밑거름이 되려면 면밀한 준비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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