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립원주대학'은 40여년 전 이 지역의 작은 촛불 하나를 태우며 병들고 가난한 자들을 위해 태동한 학교입니다.

원동에 자리했던 시절, 도립병원을 찾던 어려운 자들을 위해 가슴으로 간호했고, 황폐한 이 지역에 사랑을 쏟았으며, 먼 이국땅 독일에 파견되어 가난했던 가정을 살렸고, 70년대 경제발전과 경부고속도로 건설에도 일조했습니다.  

국공립대학에 민영화 바람이 세차게 불던 90년대 초, 춘천간호전문대는 한림대로, 강릉간호전문대는 영동대학으로 흡수될 때에도 우리 동문회는 원주대학을 지키기 위해 교육부로, 청와대로 발에 피멍이 들도록 뛴 결과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립대학으로 당당히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정부의 국립대학 통폐합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명분아래 대학구조조정과 대학특성화를 주장하며 추진되었으나 통합 추진자들의 욕심으로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지역간 갈등과 국가 예산만 낭비한 채 재학생들은 교명없는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고 원주시민들의 자존심은 뿌리 채 짓밟혀 '국립원주대학'은 사라질 위기에 있습니다.

통합당시 '교명제정위원회'에서 선정된 1)강원제일대학교 2)강일대학교 3)명원대학교 순으로 합의된 교명안은 무시하고 반드시 강릉이란 지역명이 들어가야 한다는 지역이기주의에 밀려 비민주적으로 재선정된 '강릉원주대학교'로 지난 1월 입법예고 된 상태입니다.

두 대학 통합과정에서 세상엔 통념이나 상식을 초월하는 일이 있음을 통감했습니다. 거짓과 술수는 지식과 직무와 상관이 없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내가 살길이면 후손이나 사회나 국가의 손실은 눈도 깜짝 하지 않는 사람들도 보았습니다. 어떤 과오를 범했어도 법망만 피하면 된다는 비열한 사람들도 만났습니다. 학생들의 현재나 장래는 관심조차 없고, 학교가 팔려가든 없어지든 내 정년이 보장되는 한 조직에 대한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학자이기를 포기한 사람도 보았습니다.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강원대학교'와의 통합도 마다하면서까지 강릉대와 통합을 고수하더니 '원주라는 지명이 포함된 것이 업적'이라고 강변하고 있는가하면, 통합교명이 '강릉원주대학교'가 아니면 '강릉대학교'로 갈 수밖에 없다고 졸업생들을 회유·협박하고 작금에는 학내 구성원들에게 투표과정에 대한 신상표명을 기명으로 확인하는, 세상에 이런 일도 있습니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립대학이 그 동안 거짓을 은폐하며 막대한 혈세를 낭비한 것도 모자라 양 지역명을 나열한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최초의 혼란스런 교명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추진자들의 작태는 절대 인정할 수 없습니다.

'국립원주대학' 통합문제는 원주시민의 자존심이며 원주의 역사를 바로 세우는 원주시민 전체의 과제인 것입니다. 이제 동문들이나 올곧은 지역 어른들의 힘뿐만 아니라, 원주시민 모두의 힘을 모아 '국립원주대학'을 살려야합니다. 결단코 통합의 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개인의 욕심 때문에 후손들에게 부끄러운 역사를 남기는데 방관해서는 더더욱 안될 것입니다.

이에 거짓으로 진행된 두 대학 통합이 원천무효 되는 날까지 '국립원주대학 살리기 범시민추진위원회'는 모든 방법을 불사할 것이며, 원주의 희망찬 지성의 전당으로 '국립원주대학'을 살릴 수 있도록 30만 원주시민 모두의 마음과 뜻을 모아주시길 간절히 호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