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에 걸친 진통을 겪으면서 중앙로가 차 없는 문화의 거리로서 그 멋진 자태를 들어냈다. 침체돼 가는 상권을 살리고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작은 문화활동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일념으로 시작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시범구간 350m를 만들기 위해 그간 노력한 김기열 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상인, 시민사회단체 모든 분들께 머리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5년 전 추진위원들과 첫 대면 시 김기열 시장께서는 문화의 거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모든 환경이 성숙되면 옛 도심 침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문화의 거리를 만들겠다"라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고, 이에 용기를 얻은 상인들이 인내하면서 꾸준히 노력한 결과가 이렇게 좋은 작품을 탄생시켰다고 생각한다.

5월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중심시가지, 특히 상가밀집지역에서는 다른 곳보다 공사가 몇배 어려웠다. 땅속을 파보니 노후된 관들이 무질서하게 산재돼 있고, 이를 교체하고 보수하며 난공사를 해야 했다. 수많은 민원을 처리하며 공사를 마무리한 시공사에도 감사를 드린다. 또한 초창기부터 문화의 거리 토양을 만들어 준 경제정책과 공무원들에게도 언제나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공사 완료 후 어린이들이 부모 손을 잡고 여유롭게 거리를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흐뭇해 졌다. 무엇보다 도시 중심에 자유롭게 보행할 수 있는 공간이나 휴식공간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새삼 느끼면서 어려웠던 시간들을 후회하지 않았다.

유모차를 밀며 시장을 보는 주부, 유유자적 차 없는 거리를 걷는 노인들. 이들을 보면서 이제 중앙로는 상인들의 거리가 아닌 원주시민의 휴식공간이자 문화공간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꼈고 자부심도 생겨났다.

그러나 아직 걱정거리도 많다. 이 멋진 거리를 어떻게 좀 더 활기차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이다. 원주 시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연구할 문제다. 만들어진 공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울 것인가 깊이 고민해야 한다.

앞으로 문화의 거리 활성화 방안 추진에 있어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3개의 재래시장과 연계한 현대화된 상권을 모색, 미적 감각이 뛰어난 거리, 작은 문화 행사가 지속되는 거리, 치악산과 연계된 관광명소로의 변화 등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원주는 다른 지역보다 풍부한 문화적 자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이러한 문화자원들이 거리에서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즘 이를 위해 어떻게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문화의 거리 관리와 운영의 두 축으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는 중이다. 문화의 거리 관리는 상인들이 주축이 되고, 운영은 문화행사운영협의체를 구성해 책임지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 협의체에는 대학교수 등 전문가, 시의원, 각 문화단체 대표, 원주시 공무원, 재리시장 상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이는 어느 지역보다 단단한 조직이 될 것이고 합리적으로 잘 운영되리라 믿는다. 이제 상인들도 많은 사람이 찾아오도록 자구노력을 열심히 해야 할 것이다.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 놀거리가 풍부한 거리로 만들어 한다. 소극적이고 방관자적인 자세는 능동적으로 바꿔야 한다. 이럴 때만이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옛 도심 상권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