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2동 소방서 뒤에 자리한 원산내장탕(대표: 조정식·47). 얼리지 않은 한우곱창만을 고집하고 전통방식을 그대로 따른 조리법으로 깊은 맛을 이어가고 있는 집이다.  

원주가 고향인 아내를 따라 지금의 자리에 터를 잡은지는 1년이 조금 넘었지만, 조 대표는 평택에서 같은 상호로 10년간 내장탕을 끓인 인물이다. 그 이전 음식점 체인사업본부에 부장으로 근무하며 전국의 맛집들을 모두 섭렵한 후 선택한 업종이 내장탕이었다니, 그 내공은 우리의 상상 이상이다.

사실 음식 맛이란 먹어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오르내리기 마련이다. 더욱이 이 집 내장탕을 맛보기 위해 가족을 동반, 일부러 찾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라니 대체 어떤 맛일지 사뭇 궁금하다.

겉모습만으론 푸짐하단 것 외에 여느 내장탕과 달라 보이진 않는다. 탕과 밥 외에 깍두기와 배추김치 뿐인 상차림이 소박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 하지만 시중에서 흔히 맛 볼 수 있는 그런 맛을 상상한다면 큰 오산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내장탕을 마주하고 먼저 국물을 맛보면 구수하면서도 담백하고 칼칼한 맛이 느껴진다. 뽀얗게 끓인 내장탕에는 내장 건더기가 듬뿍 들었는데, 너무 깨끗이 손질 되어 있어 잡내가 하나도 안 나고 마냥 쫄깃하다.

조 사장은 '음식 맛은 장인정신에서 나온다'고 믿는 사람이다. 내장 자체가 노하우가 없으면 손질과 조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하루하루 음식에 대해 모든 것을 바치는 정성이 아니면 제 맛을 낼 수 없다는 것. 뿐만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된 얼리지 않은 한우내장을 쓰고 그날 들여 온 재료는 그날 소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10년 넘게 음식을 만들어 오면서 단 한번도 이런 철칙을 어긴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내장탕 국물에서 주는 느끼한 맛도 전혀 없다. 혀끝에 감도는 감칠맛이 손님들의 환심을 산 이유를 대변하는 듯 하다. 특히 수저로 휘휘 탕 안을 저어보면 그 진가가 확인된다. 뚝배기 가득 푸짐한 외양이 고향집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처럼 정까지 담뿍 담겨있다. 한 수저 듬뿍 떠 깍뚜기를 곁들여 먹다보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한 그릇 7천원.

담백한 사골육수와 함께 소창과 각종 야채들이 매콤한 양념과 어울려 만들어낸 칼칼한 국물이 일품인 한우곱창전골(3만5천~2만7천원)과 양, 벌집, 아기집 등 12가지 부위를 사용하는 한우내장전골도 손님들에게 인기가 높다. 사리로 제공되는 면발이 다르다 싶어 물으니 전통 우동만을 사용한다는 답이 되돌아 온다. 술안주로는 물론, 가족 나들이길에도 어울린다.

유일하게 호주산을 쓰지만 한우 이상으로 재료를 엄선해 끓여내는 도가니탕(1만원)과 도가니수육(3만~2만원)도 별미.

돌아서 나오는데 조 대표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열번을 끓여도 맛이 같아야 합니다. 아무리 힘이 들어도 영업을 마친 후 내장 손질을 혼자 하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50여 좌석에 15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갖췄다. 연중무휴 오전9시30분부터 밤10시까지 문을 연다. 포장 가능.

▷문의: 761-6003(원산내장탕)

김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