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청 공무원이 아니면서 6년 넘게 시청으로 출근하는 사람이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 황원철(37) 사무차장. 그는 지난 2002년 7월 4일 공무원노조에 처음 발을 들인 후 지금은 노조에 없어서는 안 될 일꾼으로 자리잡았다. 학원강사를 하다 상근자 모집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는 그는 "노동조합에서 상근을 하면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사회에 일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6년 동안 그의 눈에 비친 공직사회와 노조는 어떤 모습일까?

학생운동을 했던터라 평소 공직사회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들어와 생활해 보니 밖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내부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그러면서도 "공무원들이 과도할 정도로 너무 인사에 얽매여 있는 모습은 지금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며 "삶의 보람을 일속에서 찾지못하고, 인생의 목표를 승진에 두고 생활하는 모습을 볼 때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의 비리가 터져나올 때마다 노조에 더 큰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는 그는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노조의 큰 방향은 있지만 아직까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각오와 현실적인 역량에 괴리가 있을때 무력감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사회전체가 보수화되면서 노조도 안주하려는 모습을 보일때가 있다"며 "2004년 총파업 이후 고위공직자의 눈치를 보며 노조활동을 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조합원을 보호하지 못하면서 왜 노조를 하느냐"는 비판을 하는 공무원도 있지만 원칙이 없어서는 안된다는 게 지론. 그는 "노조라는 게 기본적으로 조합원의 권익보호를 위해 일하는 게 맞지만 개인의 비리나 잘못까지 보호해서는 안 된다"며 "원칙 하에서 지위를 높여가야지 이익만 챙기려는 극단적 조합주의로 빠지면 안된다"고 말했다. 또,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은 결국 주민을 위한 것"이라며 "내부 인사에 있어 제목소리를 내고 위민행정을 위한 예산편성이 될 수 있도록 노조도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근자를 하면서 상근자가 아닌 조합원이 되라고하며 공무원 시험응시 요구도 받았지만 공무원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그는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안정을 찾아 공무원이 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직업관이 아닌 단지 점수로만 평가하는 게 아쉽고 국가 또는 사회에서도 이를 원하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요즘 관심분야인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햇살 잘 드는 노조사무실에서 상담 잘하는 공무원의 벗이 되길.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